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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번째 공개 병역거부를 한 임치윤씨(오른쪽 두번째)
임씨는 평범한 대학생으로 '양심과 신념'에 따라 공개 병역거부를 한다고 밝혔다. 임씨 오른쪽은 지난해 12월 처음 공개병역거부를 한 오태양씨.
ⓒ 피플뉴스
군 입대를 앞둔 부산의 20대 대학생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했다.

그 주인공은 부산 동아대 독문과 3학년에 재학중인 임치윤(25)씨. 임씨는 7월 30일 오후 2시 부산시 부전동 부산지방병무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념과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임씨의 이와 같은 '공개적 병역거부'는 지난해 12월 불교신자인 오태양씨와 지난 7월 평화통일 운동가인 유호근씨가 병역거부 의사를 밝힌 이래 세번째.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병역거부를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임씨의 선언은 특정 종교나 사회운동과 관련 없이 순수한 '양심과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여서 더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반전, 평화의 가치 실천… 타인과 나의 생명 존중받아야"

"순수한 신념에 의해 병역거부"
임치윤씨 일문일답

ⓒ피플뉴스
불교신자인 오태양씨와 유호근씨에 이어 세 번째로 '양심적 병역거부' 의사를 밝힌 임치윤씨는 평범한 대학생이다. 임씨는 이번 공개적 병역거부가 '종교적'인 이유나 '사회운동적'인 이유가 아닌 순수한 "양심과 신념"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임씨와의 일문일답.

- 병무청으로부터 통고받은 입영날짜는 언제인가.
"7월 30일 오후 2시까지 춘천 102보충대로 입영하도록 돼 있다. 오늘(30일) 기자회견을 가진 것도 입영날짜에 맞춘 것이다."

- 종교적인 이유는 없었나.
"이번 병역거부 선언은 순수한 신념에 따른 것이다. 나는 종교가 없다. 또 거창한 사회운동을 하기 위해 병역 거부를 하는 것도 아니다."

- 언제부터 '병역거부'를 하기로 결정했었나.
"1년 전부터 입영이 통보되면 병역거부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단 시간 내에 이루어진 결심이 아니다."

- 가족들의 반응은 어떤가.
"아버지가 잘 이해해 주셨다. 동생도 현재 현역군인으로 복무하고 있지만, 내 '병역거부' 의사에 동의하고 있다."
/ 김영균 기자
임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소견서'를 통해 "전쟁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총을 들고 군사훈련을 하는 것과 같은 전쟁준비 행위에도 가담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임씨는 또 "전쟁과 폭력에 관련된 어떤 직·간접적 행위에도 관여하고 싶지 않으며 이것이 내 신념이자 양심"이라며 "반전과 평화의 가치를 실천함으로 타인의 생명을 존중하고 싶고 내 생명 역시 존중받고 싶다"고 전했다.

아울러 임씨는 '소견서'에서 "한국사회는 언제까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일방적인 처벌만 가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한국 사회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관용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양심적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기자회견과 함께 성명서를 내고 "평범한 대학생인 임치윤씨의 병역거부 선언은 병역거부 문제가 소수 종교인과 사회활동가에 의해서 행해지는 것만이 아님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은 보편적으로 인정되어야 할 인간의 기본적 권리"라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또 "정부와 국회는 매년 5∼600여명씩의 젊은이들이 병역거부로 감옥으로 향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한 채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대체복무제 입법에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임씨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부산지방병무청 징집과에 '병역거부'에 따른 소견서를 제출했다.

소견서를 접수한 병무청 징집과장 지호경씨는 "입영일자를 넘겨도 3일 이내에는 단독 입영이 가능하지만, 3일이 지나면 '입영기피자'로 고발된다"며 "접수된 소견서는 병무청 상급기관에 보내 정책입안자들에게 전달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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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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