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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1일 오후 6시 50분]

 

국무총리실에서 추진한 것으로 알려진 연기군 주민들의 독일 견학은 김광석 민주평통자문위원회 연기군지회 회장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무총리실 산하 세종시 기획단의 이상목 사무관은 11일 오전 <대전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김광석 회장을 통해 연기군 주민들의 요청이 있었다"며 "15명의 연기주민이 15일 또는 16일 출발해 4박 5일의 일정으로 독일의 본·베를린·드레스덴 등을 둘러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견학을 주선한 것으로 확인된 김광석 회장은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에 있었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상임위원을 거쳐 현재 한국지질연구원 감사로 재직 중이다. 또한 김 회장은 민주평통자문위원회 연기군지회장을 맡고 있으며 활동을 종료한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참여할 정도로 지역의 대표적인 친이명박계 인사 중 한 명이다.

 

민주평통 김광석 회장 "독일 연수 제안했다"

 

 

김광석 회장은 "지난달 독일 방문 후 조치원에서 주민들에게 귀국 보고를 하다가 독일 연수를 제안했다"며 "그 자리에서 총리에게 전달했더니 '지역에서 요청하면 우리는 괜찮다'고 말하기에 20명을 추천했는데 이번에 15명만 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지역의 여론을 정부에 전달해주고 정부에서 나오는 회의 결과를 주민들에게 알려줄 의무가 있다"며 "행정도시사수 투쟁위원회에도 4명의 동행을 요청했는데 안 간다고 하기에 '당신들이 안 가는 건 상관없지만 다른 사람이 가는 것까지 반대하진 말아 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15일경 출발 예정인 독일 방문단에는 이장·사회단체협의회장·학교 교장·택시회사 조합장·장애인단체 대표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에는 김 회장이 대표로 있는 민주평통자문회의 회원도 3명 포함됐지만 이들은 평통 몫이 아니라 사회단체장 몫이라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세종시 원안 추진을 고수하는 분들만 세종시 주민은 아니"고 "수정에 찬성하는 분도 연기군민"이라며 연기군민의 독일 견학 추진이 문제없다고 주장했다.

 

연기군의회 진영은 의장은 "작년에 평통위원장에 김광석씨가 내정됐다는 연락이 와서 지역에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사람이라 거부를 많이 했다"며 "그 뒤 김 회장이 세종시민관합동위원회에 연기군 대표격으로 참여한다고 해서 연기군 의회 의원 전원이 평통 사퇴서를 냈다"고 밝혔다.

 

진 의장은 "총리실에서 연기군민을 상대로 독일 견학을 시킨다는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지역 주민을 회유하기 위한 수단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총리실에서야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서라도 연기군민을 상대로 홍보하고 싶겠지만 그런 방법은 지역에 도움이 안 된다"며 "당당하다면 떳떳하게 공개적으로 했어야 하며 이번 사태에 대해 세종시사수 대책위에서는 우려와 함께 불쾌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시 건설 추진하는 건설청과 수정 책임진 세종시 기획단, 같은 사무실 사용

 

총리실의 연기군 주민 독일 견학 추진 파문을 통해서 알려진 또 하나의 문제점은 세종시 건설을 추진하는 건설청과 세종시 수정을 책임진 세종시 기획단이 정부종합청사 609호실을 같이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정부기관이면서 행정중심복합도시를 건설해야 하는 건설청의 곤혹스러움과 함께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관철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서울사무소장은 "지난해 11월 국무총리실에서 세종시 기획단을 만들면서 사무실이 부족해 같이 사용하고 있다"며 "같은 사무실은 사용하지만 별도의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청 강병국 대변인은 "역할은 다르지만 같은 정부기관"이라며 "'잘 모르겠다'가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의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법적지위를 가지고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서 법 개정도 없는 상태에서 세종시 수정을 추진하는 총리실 산하의 기관과 같은 사무실을 사용한다는 건 심각한 문제"라며 "총리실에서 주민들 여론을 호도하기 독일 견학을 추진하고 또 그 일에 건설청 사무실과 전화 등이 이용됐다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창수 자유선진당 세종시백지화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명박 정권은 세종시 백지화를 위해 그동안 당정청과 모든 정부기관을 동원한 전방위적인 여론몰이를 펼쳐왔다"며 "이번 연기주민들의 독일 견학지원은 주민여론 전환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라도 벌이겠다는 뻔뻔한 작태"라고 비난했다.

 

그는 "수정안 지지유도를 위해서는 온갖 선심을 다 베풀겠다는 얄팍한 사탕 발림과 외유 지원 장난을 걷어 치워라"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대전뉴스 (www.daejeon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세종시, #독일 견학, #총리실,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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