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과외비 시간당 5만원.
제과점 시간당 2200원.


당신이라면 무엇을 아르바이트로 선택하겠는가.

과외와 식당의 시급은 극과 극

▲ 음식점 알바는 육체적으로 힘들다(자료사진).
ⓒ 이진선
외국어고를 졸업하고 현재 S대학에 다니는 노아무개(20)씨는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보통 일주일에 두 번 2시간씩 영어를 가르치는 데 30만원을 받는다. 전에는 하루에 2시간 가르치는 데만 10만원을 받았다. 시간으로 따지면 1시간에 5만 원을 번 셈이다.

노씨는 과외를 계속하는 이유를 "편하고 돈을 많이 벌 수 있기 때문"이라고 얘기했다. 이전에 와인바에서 일을 해봤지만 힘들어서 금방 그만두고 다시 과외를 시작했다고. 소위 명문대에 다니는 노씨는 주위의 소개로 과외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과외로 용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학생 홍아무개(21)씨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지난 7월 여름방학 때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는 시급이 2800원이었다. 당시 법정 최저임금이 3100원(2005년 9월~2006년 12월 해당)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300원이 모자라는 액수다.

처음에 홍씨는 법정 최저임금에 못 미친다는 것을 알고 식당에 얘기했지만 "원래 우리는 시급을 이렇게 해왔다"는 답변뿐이었다. 경험 삼아 시작했지만,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무리하게 일을 하면서 결국 관절염에 걸려 열흘 만에 그만뒀다.

식당 일을 그만둔 홍씨는 다른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는데 꽤나 애를 먹었다. 물어보는 데마다 시급은 최저임금제에 못미쳤다. 고등학생만 받는다는 한 제과점은 시급이 2200원. 또다른 편의점은 시급이 2700원.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해도 "편의점, 패스트푸드점은 대부분 이렇게 시급을 준다"는 대답뿐이었다.

결국 홍씨는 그마나 높은 시급 3500원을 주는 호프집에서 알바를 시작했다. 그러나 오후 6시부터 새벽 4시까지 몇 개월을 일하고 그만 둔 뒤에야 야간에는 기존 임금의 1.5배를 더 받아야 하는 '야간수당'이 있었음을 알게 됐다. 억울함을 참는 것밖에 별다른 수가 없었다.

"학교 어디 다니세요?"... 과외도 빈익빈 부익부

▲ 대학생들이 과외 알바를 위해 찾는 과외 중개 사이트.
지방 대학에 다니고 있는 장아무개(여·20)씨는 과외를 하고 싶지만 찾는 것이 쉽지가 않다. 인터넷 과외 중개 사이트에 등록도 해봤지만 구할 수가 없었다. 장씨는 "학교 인지도 때문에 과외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과외를 구하는 사람들이 워낙 학교를 따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과외가 대학교에 따라 차이가 난다는 사실은 과외 중개업자나 학생들의 이야기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한 과외중개 사이트의 담당자는 "'줄 만큼 주겠다. S대 학생을 부탁한다'고 말하는 학부모들의 전화도 많다"고 전했다. 그리고 "대학교에 따라 과외비가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이며 특히 수능이 다가올 경우에는 족집게 과외로 고액 과외가 넘쳐난다"고 전했다.

한아무개(24·S대학원)씨도 "학부모들이 과외를 구할 때 학교를 제일 먼저 물어보기 때문에 주위의 대학생들이 학교를 부풀리면서까지 높은 액수의 과외비를 받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제, '알바'에겐 너무 먼 얘기

▲ 아르바이트생은 여전히 최저임금제 등에서 소외되어 있다(위 사진은 특정 업체와 관련 없음).
ⓒ 오마이뉴스 권우성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대학생들의 고민도 극과 극이다. 한 달 과외비로 50만원을 받고 있는 이아무개(32·S대학원)씨는 '고액 과외일수록 가르치는 학생들의 성적을 더 높여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한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 대학생 박아무개(22)씨는 시급이 3100원. 최저임금제는 '딱' 지킨 정도이고 근무 환경은 열악하다. 주 5일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정해진 휴식시간 없이 일하기 때문이다. 박씨는 그런 환경에 불만이 많다.

"시급도 적고 정해진 휴식시간도 없다. 식대비도 물론 따로 나오지 않아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닌다. 2년 이상 일한 사람도 있지만 시급은 전혀 오르지 않는다."

대학생 이아무개(23)씨는 커피숍 아르바이트에 대한 좋지 않은 추억이 있다.

"처음에 들어갈 때 3100원이던 시급을 두 달에 한 번 올려 주기로 약속했는데 5개월이 지나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일은 고되고 시급은 올라가지도 않고 정말 뒤통수 맞은 기분이었다. 계속 요구했지만 들어주지 않아 같이 일하는 알바생들과 결국 그만 뒀다."

일을 할 때 최저임금제나 근로계약서를 잘 몰라 애를 태우는 것은 대학생도 예외가 아니다. 비싼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뛰어드는 대학생들에게는 현실의 벽이 높기만 하다. 게다가 대학에 따라 알바의 불균형이 더 심화되는 현실은 대학생들의 고민을 더욱 극과 극으로 몰아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진선 기자는 <오마이뉴스> 인턴 기자입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