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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르바이트도 있어? '설마 있을까?'했던 아르바이트를 실제로 경험한 이들이 있다.

[말소변 검사 서아무개씨]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죠"

▲ 경마 경기 후 말 소변을 받아내는 이색 아르바이트. 말의 발굽에 채이지 않을까 항상 조심해야 한다.(KRA 홍보팀제공)
ⓒ KRA
"경기 후 1, 2, 3등에 해당되는 말을 대상으로 소변검사를 해요. 말이 약물을 복용했는지, 그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서죠."

대학생 서아무개씨(26, 남)는 "요즘 '말소변검사'가 특이한 아르바이트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다"며 입사 과정과 업무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경마장은 일손이 많이 필요한 곳이라 '수시채용'을 한다고 아는 사람에게 들었어요. 그래서 입사원서를 제출하게 됐죠. 그 후 지금의 '말 소변테스트' 부서로 배정 받게 되었죠."

경기 후 한 사람당 5마리에서 7마리 정도 맡게 된다. 소변을 받을 때, 말들에게 청각과 후각의 자극을 준다. 청각자극'으로는 휘파람 소리를 낸다. 또 '후각자극'은 '소변을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도록 화장실 냄새를 나게 한다.

"말의 소변을 받을 때 '휘파람'은 절대적이에요. 하지만 종종 휘파람을 못 부는 사람들이 있어요. 내가 아는 선배도 휘파람을 못 불었는데 휘파람 대신 가수 김경호와 같은 '가성'을 내어 소변을 받더라구요."

'말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는 서씨는 처음 말을 상대했을 때 느꼈던 그 '불안감'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사람이 아닌 '동물'을 상대로 일하는 것이기 때문에 불안할 때가 종종 있어요. 말은 평상시엔 순하다가도 흥분하면 무섭기 때문에 '혹시나 말이 흥분해서 뒷발로 차면 어쩌나?'라는 생각이 가끔 들죠. 물론, 입사한 후에 선배들을 통해 말 다루는 법이나 기타 여러 가지 안전 교육을 철저히 받는 편인데, 때때로 느껴지는 무서움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서씨는 "경마장은 주말에 경기를 진행하기 때문에 학업과 병행해 주말 아르바이트로 하고 있다"며 "주말 아르바이트 치고는 높은 임금을 받고 있다"고 받는 임금에 만족을 표했다.

서씨는 임금 금액에 대해선 "1년을 기준으로 정해진다"며 "1년 이하로 근무한 사람은 5만원 정도이고 1년 이상 근무자는 그보다 조금 더 많다"고 밝혔다.

"요즘, 인터뷰 요청도 많이 들어오고 촬영도 많이 해 가는 편이죠. 그래서 이 부서에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대부분은 방송 경험이 있어요. 일반 학생이었다면 이런 일이 쉽게는 찾아오지 않았을 텐데…. 나름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서씨는 "부서 안에서는 말 소변을 빨리 받아 내는 것도 일하는 사람의 '능력'으로 통한다"며 "자신이 맡은 말들이 소변을 빨리 볼 때 큰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그 이유는 말이 소변을 빨리 볼수록 휴식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댓글 알바 이아무개씨] "댓글 달기는 창작의 고통"

▲ 인터넷 여론 활성화 혹은 혼탁화를 주도하고 있는 댓글 알바. 그들에게도 고뇌는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대학생 이아무개씨(24, 여, 댓글달기)는 모 회사에서 뽑는 '대학생 서포터즈'에 지원해, 댓글 달기 아르바이트를 5개월여 동안 했다. 이씨는 "빡빡한 수업 일정과 병행할 수 있다"는 점을 '댓글 알바'의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한 달에 약 10만원 정도의 활동비도 있고 그 회사의 제품도 무료로 써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어디서든 컴퓨터만 있는 곳이면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일이라 마음에 들기도 했고요."

이씨는 '댓글달기'를 '창작의 고통'에 비유하며,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써보지도 않은 신제품을 홍보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그때마다 댓글을 지어 써야 했죠. 말 그대로 '창작의 고통'을 겪었죠. 다른 팀원들 보니까 잘 쓴 댓글 하나를 복사해서 그 멘트만 고정으로 쓰기도 하던데… 정말 세상에 쉬운 일이 없다는 걸 깨달았죠."

▲ 댓글 알바에게도 창작의 고통이 있다. 사진은 다이어트에 대해 달린 댓글.
뿐만 아니라 이씨는 "종종 일에 대한 회의가 느껴지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제가 일한 회사는 댓글 아르바이트를 팀제로 운영했는데, 한 팀당 4명의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활동 기간 중 한 사람당 댓글을 50개 이상 달아야 했어요. 댓글을 단 후에 일일이 문서를 작성해 회사로 보고해야 하는 점에서도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나중엔 '이러면서까지 이 일을 해야 하나?'라는 회의가 들기도 했죠."

이씨는 "주위에 '댓글 알바'를 소개시켜 달라는 사람이 부쩍 늘어났다"며 이들에 대한 충고의 말도 잊지 않았다.

"댓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홍보도 좋지만 댓글 아르바이트까지 고용해 여론을 조성한다는 점은 도덕적으로 옳지 못하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요즘 이씨는 "편한 아르바이트만을 찾는 후배들에게 땀 흘리는 노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며 '댓글알바'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거듭 밝혔다.

[화장품 임상실험 김아무개씨]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이 찾아요"

▲ 화장품 임상실험은 약간의 위험은 있지만 현금이 필요한 사람에게 짭짤한 아르바이트다(자료사진).
여대생 김아무개씨(24, 여)는 '특이한 아르바이트'로 '화장품 임상실험'을 꼽았다.

김씨는 "학교 근처에 화장품연구소가 있어 종종 '임상실험 아르바이트'를 구한다. 연구소에서 필요할 때만 구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아르바이트는 아니지만, 급전이 필요한 친구들이 반기는 아르바이트"라고 말했다.

"한 번 실험에 참가하는 데 5~10만원 정도 받았어요. 한 10번 정도 했으니 대략 60~70만원은 번 거죠. 실험이 끝날 때마다 현금에다 평소에 사기엔 너무 비싼 화장품들을 많이 줘요. 그 재미에 저희 학교 여학생들이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김씨는 이어서 "일반 테스터들처럼 활동 양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연구원들이 시키는 대로 한다. 부작용이 생길 것을 대비해 얼굴이 아닌 등에 화장품을 발라 테스트한다"고 그 과정을 이야기해 줬다.

힘든 점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육체적으로 힘들진 않았지만 많이 민망한 편"이라고 말했다.

"꼭 실험용 생쥐가 된 기분이랄까? 민망하기도 하고… 부작용이 생기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있었죠. 실제로 등에 여드름이 나는 등 알바 후유증이 조금 나타나기도 했어요. 하지만 테스트가 끝난 후 바로 돈을 주기 때문에 '현금의 맛'을 아는 친구들은 절대 그 알바를 놓지 못하더라고요. 그 알바가 은근히 중독성이 있는 것 같아요."

▲ 한 인터넷 사이트에 실린 간염치료제 임상실험 공고문.
김씨는 의약품 임상실험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화장품 외에도 의약품 임상실험도 있어요. 화장품 실험보다는 급여가 높은 편이죠. 기본 30만원 정도는 받으니까요. 급여가 높아서 그런지 위험할 법한데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것 같아요."

또 김씨는 "친구 중에 한 명은 남자친구, 부모님 생일마다 임상실험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더라. 그 아이가 알바하러 갈 때면 '아, 무슨 기념일인가 보다' 다들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는 '임상 실험' 아르바이트에 대해 "급전이 필요한 사람에겐 유용한 알바, 하지만 피부 약한 사람은 절대 금해야 할 알바"라고 정의하며 "몇 번 정도는 괜찮지만 많이 하라고 권하고는 싶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아르바이트 선택은 신중하게...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이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무엇보다도 '안전'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다는 서아무개씨는 "무슨 일이든 안전이 최고다. 일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 몸이 힘들다기 보다는 안전면에서 신경 써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씨는 또 "신중함과 안전의 중요성을 아는 이들이 '말소변 검사' 아르바이트를 했으면 한다"며 개인의 생각을 밝혔다

댓글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이아무개씨는 '특이한' 아르바이트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무조건 특이성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알바 업무의 성격까지 세밀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화장품 임상실험에 참가한 김아무개씨 또한 "돈도 좋지만 건강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김소라 기자는 <오마이뉴스> 인턴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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