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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독일 베를린 훔볼트 대학에서 음악학을, 자유대학에서 연극학을 전공하고 있는 송병욱(40)씨는 올 초 음악 전문잡지인 <월간 객석> 3, 4월호를 통해 안익태의 친일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였다.

그는 1942년 베를린에서 일장기가 내걸린 만주국 건국 10주년 기념 음악회에서 '만주국(Mandschouti-kuo)'을 지휘하는 안익태의 동영상을 독일 연방문서보관소(Bundesarchiv) 산하 영상기록보관소(Filmarchiv)에서 입수해 언론의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일제가 세운 꼭두각시 국가인 만주국을 칭송하는 '만주국'의 가사는 일본인 에하라 고이치가 붙였는데 송병욱씨는 '만주국'의 합창선율이 놀랍게도 '한국 환상곡'의 선율과 거의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만주국' 작곡 사실이 알려지자 안익태기념재단(www.ahneaktai.or.kr)은 안익태 탄생 100주년인 올해 11월 경 안익태의 친일논란에 대해 공개 토론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관련 학술 토론회는 슬그머니 사라지고 말았다.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모른 채, 올 초부터 한국행을 계획하고 얼마 전 입국한 송병욱씨는 기대했던 <안익태 학술제>가 열리지 않는다는 사실에 실망스러워하며, 11월 19일 자신이 확보한 '만주국' 연주 동영상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상영하고 강연회도 열 계획이다.

송씨에 따르면 현재 이 동영상의 판권을 가지고 있는 독일의 모 단체에서 11월 19일 단 1회 상영을 전제로 관련 동영상을 복사해 주었다고 한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석을 부탁드리며 박스 기사는 송병욱씨가 보내온 강연 취지이다.

"우리의 '믿음'이 아니라 잘못된 정보에 따른 '맹신'일 수도 있다"
안익태 친일 동영상 감상회 겸 강연회를 여는 이유

▲ 안익태 친일 동영상 공개하는 송병욱씨
ⓒ송병욱
초기 서양음악사에서 음악가 안익태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그 어떤 다른 음악가의 무게보다 중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그가 현재 대한민국 국가로 사용되고 있는 '애국가'를 작곡하였으며 그 이외에도 한국적인 소재의 작품을 여럿 남기며, 생전 세계 악단에서 '한국인'으로서의 긍지를 높이는 데에 기여했다는 데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와 같은 평가의 근거로 사용되는 일화들과 경력들 중 해방 이전의 내용들에 대해서는 신뢰성을 부여하기 어렵다는 데에 작금의 문제가 놓여 있습니다. 안익태가 한국을 사랑한 애국자이고 음악을 통해 한국을 세계만방에 고한 인물이라는 평가는 일단 해방 이후의 시간에 대해서만 국한해야 할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안익태는 유럽 악단에서 일본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작품들을 작곡하고 연주회에서 누차 지휘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안익태와 관련하여 주요 서적 세 가지 모두 이와 같은 점을 다루고 있지 아니합니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으나, 중요한 점은 그가 '만주국 경축음악'을 만들어 지휘했으며 '에텐라쿠'라는 곡도 창작했다는 등과 같은 '역사적 사실'이 망각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곡들이 당시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 것들이었는지,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를 바르게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작게는 안익태의 '실체'를 재구성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크게는 '우리' 자신의 오늘날 정체성에 대해 또 미래에 우리가 가져야 할 정체성에 대해 스스로 반추해 볼 기회를 갖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안익태'를 통해, 현재 우리가 믿고 있는 '믿음'이 믿음이 아니라 잘못된 정보에 따른 '맹신'일 수 있음을 자료를 통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 때 : 11월 19일(일) 오후 2시
▪ 곳 : 음악감상실 '신포니아' (봉천동 소재. http://www.sinfonia.co.kr)
▪ 참가비 : 1인당 5000원 (커피, 차 제공)

▪ 듣게 될 곡 목록

- 만주국 4악장 (동영상)
- 한국 환상곡
- 강천성악
- 에텐라쿠 (고노에 히데마로)
- 에텐라쿠 (일본 가가쿠)

▪ 참고 문헌

- '안익태와 민족 정체성'(송병욱), <객석> 2006년 3월, 4월호
- <안익태> (전정임)
- <안익태와 애국가> (김경래) : 이 책은 <동해물과 백두산이 말으고 달또록>이라는 이름으로도 출간된 바 있음
- 미주 한인학생회보를 통해 본 안익태의 미국 유학시절, <낭만음악> 제 10권 제 4호, 1998
- <일제침략과 친일파> (임종국)
- 현제명(노동은), <친일파 99인>, 돌베게 출판사 / 송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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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친일파에 의해 와해된 반민특위의 정신과 친일문제 연구에 평생을 바친 故 임종국 선생의 유지를 이어 1991년에 설립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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