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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중국 위생부는 베이징에서 1명의 사스 환자가 발생한 이후 4명이 추가로 사스 의심환자로 판명됐다고 발표했다.

새롭게 사스 의심환자로 밝혀진 이들은 20세의 간호사 이모씨와 접촉한 그녀의 아버지, 어머니, 고모, 그리고 병원 동료이며 현재 37도 이상의 고열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들 4명과 접촉한 337명에 대한 역학조사가 진행 중에 있어서 사스 의심환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이미 1명이 사망한 안훼이(安徽)성에서는 사스 환자 송모양의 상황이 호전되고 있으며 그와 접촉한 133명의 환자 중에 아직까지 고열 환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4월 22일, 10개월만에 사스 의심환자가 발생한 이후 중국에서는 현재까지 1명이 사망하고 2명의 사스환자와 6명의 사스 의심환자가 발생했으며 베이징에 117명, 안훼이성에 188명이 격리 조사를 받고 있다. 베이징과 안훼이 두 지역 이외에서는 아직 환자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곧 다가오는 5월 1일 노동절의 대대적인 인구 이동이 있을 것으로 보여 확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에서 사스 희생자가 더욱 늘어날 수 있으며 지난 해와 같은 사태로 번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베이징 질병통제센터 한 사스 전문의는 지금까지 사스 환자가 모두 병원 관계자와 그들의 가족이라는 점을 근거로 사스가 확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이모 간호사와 안훼이성의 송모 연구원이 모두 병원의 병균연구센터에서 근무하면서 최근 각각 병균 연구를 위해 그 실험실에서 활동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이모, 송모씨가 감염되고 그들과 접촉한 이들 중에서 면역력이 약한 송 연구원의 어머니가 사망했으며 이 간호사와 접촉한 가족과 동료들이 지금 사스 의심환자로 판명된 상황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사스환자 2명의 상태는 호전된 상태로 이 간호사의 어머니만 조금 심각하고 또 나머지 3명의 사스 의심환자도 건강 상태가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하면서 시민들이 동요하지 말고 의료진을 믿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스환자들이 접촉한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완벽하게 격리되고 진료를 받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만약에 여기에서 사스가 완전 진화되지 않고 일반인들이나 집단 생활을 하는 학생들에게 감염된다면 작년과 같은 사스 대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 중국인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어쨌든 앞으로의 며칠간이 중국 사스 태풍의 진로를 결정할 아주 중요한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중국 정부는 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 성ㆍ시 정부에 비상 통지문을 보내는 한편 중국의 공항과 철도역에서는 25일부터 모든 여행객에 대한 전면적 체온 검사를 실시하도록 지시했다.

베이징 시민들은 작년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 속에서도 아직까지는 차분하게 사태의 추이를 지켜 보자는 분위기다. 30도를 넘어서며 여름 같던 베이징 날씨도 25일 하루 종일 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뚝 떨어져 거리의 행인이 크게 줄고 다소 스산한 느낌을 들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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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3년, 산둥성 린이(臨沂)에서 1년 살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학생들에게 들려줍니다. 거대한 중국바닷가를 향해 끊임없이 낚시대를 드리우며 심연의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건져올리려 노력합니다. 저서로 <중국에는 왜 갔어>, <무늬가 있는 중국어>가 있고, 최근에는 책을 읽고 밑줄 긋는 일에 빠져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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