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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위원장, 여성경찰 선출

영국경찰노조총연맹 측은 역사상 최초의 여성 경찰노조총연맹 위원장 시대를 맞게 되었다.

지난 5월 17일 현재 켄트 카운티 자치경찰청 경정으로 있는 잰 베리 경정(영국에서는 이 계급까지가 경찰노조에 가입할 수 있는 하위직 경찰계급에 속한다)은 12만8천여명에 이르는 영국경찰노조총연맹 조합원을 대표하는 차기위원장으로 연차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선출되었다.

베리 차기위원장은 현재 경찰노조총연맹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위원장인 프레드 브라우튼 위원장이 오는 9월 위원장으로서 가장 긴 기간인 8년 동안의 위원장 재임기간을 마치고 은퇴하게 되면 위원장 직을 승계토록 지난 5월 10일 본마우스에서 개최된 연차총회에서 선출된 것이다.

베리 차기위원장은 이번 선출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소감을 말하였다. "경찰직 종사자 전체를 통털어 그토록 존경받는 선배 위원장 뒤를 이어 경찰노조총연맹의 최초 여성위원장으로 선출된 것은 커다란 영광입니다.

저는 제게 부여된 권한을 잘 알고 있으며, 일선에서 무척이나 힘든 근무를 하고 있는 일선 경찰관을 대변하는데 열과 성을 다 바쳐 열심히 일할 것입니다.

만일 경찰업무가 앞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방향으로 더욱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신임경찰 채용과 교육훈련에 있어서 더욱 더 일관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며, 저는 이 점에 대해 정부측이나 고위 경찰간부들을 상대로 최선을 다해 이점에 대해 설명하며 요구할 작정입니다."

베리 차기위원장은 개인적으로 축구팀 크리스탈 팰리스의 열렬한 팬이며 나이는 47세로서 초등학생인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임금협상 타결

한편 영국의 노동당 정부는 경찰의 초과근무수당을 줄이기 위한 인기 없는 정책에서 U 턴하는 조치를 취했다. 정부와 경찰노조 양측이 권고 받은 보수지급 방안은 국무부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있다.

데이빗 블렁킷 국무부장관은 자신이 고수해온 조치를 철회해야 했으며 논란이 많았던 초과근무수당 삭감 방안 역시 취소되었다. 지금까지 초과근무 수당으로 33% 및 50% 가산 지급해오던 방식 역시 대폭 삭감되지는 않게 되었다.

원래 제시되었던 것처럼 모든 경찰관은 2003년부터 기본 봉급 최고액에 4백 파운드를 더 얹어 받도록 했다. 대신 노동당 정부는 앞으로 3년 동안 초과근무 수당을 전체적으로 15% 삭감하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1만여 비번 경찰 동원한 항의데모

노동당 정부가 이렇게 지난 3월 13일 일선 경찰관들이 항의데모를 벌이면서 주장했던 주장들을 수용한 것은 환영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모든 게 좋은 뉴스인 것만은 아니다. 단 1회에 불과한 특별 우대 보수지급은 이제 '통상적으로' 5백 파운드 내지 3천 파운드인 것으로 되었다. 5천 파운드에 해당하는 최고 보수를 받기 위해서 경찰관은 가장 힘들면서도 부담이 큰 업무를 수행해야만 하게 되었다.

보수표 최상위에 해당하는 경찰관에 대한 1002파운드에 해당하는 성과급 지급 문제 역시 협상테이블에서 계속 논의되어야 할 과제로 남겨졌다.

노동당 정부의 삶의 질 향상 생색

각급 자치경찰청들이 초과근무 수당을 삭감하려는 목표치는 앞으로는 초과근무 그 자체가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점을 의미한다. 하지만 국무부 측이 이번 합의를 경찰관이 경찰노동과 가정생활 간의 어려운 균형을 잘 이루어내도록 지원하는 효과를 가진다고 포장하기에 족한 것이기도 하다.

블렁킷 국무부 장관은 이번 합의로 인해 경찰관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렇지만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과연 언제부터 국무부 측이 경찰관들의 노동과 가정생활의 균형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던 것일까 하는 회의가 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초과근무를 해야 하는 런던경찰청의 경우처럼 대다수 초과근무를 하는 자치경찰청들은 가장 우선적으로 경찰관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초과근무를 하고 있으며 따라서 초과근무시간을 줄일지 못할 경우 이들은 벌칙을 받아야 할 것이다.

보수를 둘러싼 노사협상은 아직도 공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다. '경찰노사협상위원회' 측의 권고안은 경찰노조총연맹 측이 여전히 제시된 보수지급 방안에 대해 탐탁치않게 생각하는 43개 자치경찰청 지부들과 협의를 거쳐 동의해야 하는 상황에 있다.

경찰파업권 요구

더욱이 이들은 경찰노조총연맹 측이 금년 3월의 '경찰로비'(사실상 항의데모) 이후 보수협상을 이끌어온 방식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도 하다.

경찰노조측 항의데모에 이어 막후에서 조용하게 진행되는 조정회의가 계속되었다. 경찰노조총연맹 측 지도부는 승리를 선언하지는 않았다. 이것은 경찰노조원들이 이 협상결과에 대해서 얼마나 신경이 곤두서 있는지를 여실하게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였다.

스코틀랜드 경찰노조 연차총회 진행상황과 맞물려 협상결과 수용 여부를 둘러싼 논의가 진행된 5월 10일 열린 잉글랜드와 웨일즈 경찰노조총연맹 연차총회 역시 블렁킷 국무부 장관 뿐만 아니라 경찰노조총연맹 양측에게 모두 곤혹스러움을 안겨줄 수 밖에 없었다.

스코틀랜드 경찰노조 연차총회에서 조합원들은 협상결과 및 노동조건에 대해 분노를 표시하면서 파업행동에 돌입할 수 있는 권한을 달라는 요구를 하였다.

스코틀랜드 경찰노조위원장 노리스 플라워스는 경찰노조가 이제는 경찰파업 행위를 금지한 '1919년의 경찰법' 개정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잉글랜드와 웨일즈 경찰노조총연맹 측에 대해 이런 입장에 대해 지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제 경찰노조총연맹 측이 파업행동권 확보를 위한 조합원 투표를 실제로 할 것인지 여부가 관건으로 남아 있다. 문제는 과연 스코틀랜드 경찰노조를 따라 잉글랜드와 웨일즈 경찰노조총연맹 측도 그렇게 결정할 것인가 여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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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호 기자는 성균관대 정치학박사로서, 전국대학강사노조 사무처장, 국회 경찰정책 보좌관, 한국경찰발전연구학회 초대회장, 런던정치경제대학 법학과 연구교수 등을 역임하였다. <경찰정치학>, <경찰도 파업할 수 있다>, <경찰대학 무엇이 문제인가?>, <삼과 사람> 상하권, <옴부즈맨과 인권> 상하권 등의 저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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