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밤 충남대학교 학생과 동문 등은 국립대학교 최초로 충남대 서문 인근 교정에 '충남대학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했다.
오마이뉴스 장재완
충남대 학생들과 동문,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공식적으로 '소녀상 건립'을 선언했다.(관련기사 :
[단독] 충남대에 평화의 소녀상 세웠다... 국립대 최초 http://omn.kr/209ui)
'충남대학교 평화의소녀상 추진위원회(위원장 정온유, 이하 소추위)'와 충남대학교 민주동문회(회장 주정봉)는 16일 오전 충남대 서문 인근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평화의 소녀상 건립 선언과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다음 날이자 제77주년 광복절인 전날 밤 중장비를 동원해 '평화의 소녀상'을 세웠다. 소추위 구성 5년 만이자 전국 국립대학교 중 최초다. 그동안 소추위는 학교 측의 반대 입장에 따라 소녀상 건립을 미뤄 오다 이날 밤 기습적으로 소녀상을 세운 것.
정온유 소추위 위원장은 "충남대 평화의 소녀상 건립 사업은 5년 전인 2017년 8월 시작됐다. 당시 총학생회 주도로 세 차례의 교내 구성원 동의 여부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응답자 92.6%가 찬성했다"며 "그럼에도 학교 측은 '모든 구성원의 동의'라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결과를 지속적으로 요구, 계속해서 시간이 지체되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소추위는 2021년 10월 소녀상 건립 강행을 선포했고, 5년간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해 오던 학교 측은 돌연 소녀상 건립 방안 '협의'를 제안해 왔다"며 "이에 소추위는 소녀상 건립을 보류한 뒤, 학교 측이 마련한 직능단체장들로 이루어진 협의체와 올해 4월 단 한 차례 회의를 했으나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또 다시 기약 없는 시간만 흘렀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학교 측은 소녀상을 학교 밖에 설치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충남대 평화의 소녀상은 교내에 건립하기 위해 소추위가 만들어졌고, 모금도 진행됐기에 기부자들의 뜻을 이행하기 위해 반드시 교내 건립을 지향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5년 간 우리는 합리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했고, 인내해왔다. 그럼에도 직능단체들은 의견표명을 꺼려하고, 추가적인 협의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우리는 더 이상 학교 측과 협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국가가 지키지 못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비롯한 수많은 전쟁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기리기 위해 우리는 평화의 소녀상을 세운다"며 "교내 구성원들이 '아픈 역사'를 돌아보고, 우리가 만들어나갈 '올바른 미래'에 관해 지속적인 관심 및 대화를 이끌어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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