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염원하는 졸업생 및 시민사회단체'는 22일 오전 대전 유성구 충남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충남대는 학생들에 대한 겁박을 중단하고, 학내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오마이뉴스 장재완
10월 30일 국립대학교 최초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예고된 가운데, 학교 측이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방해하고 있다며 학교 동문과 시민사회가 규탄하고 나섰다.
'충남대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염원하는 졸업생 및 시민사회단체'는 22일 오전 대전 유성구 충남대학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충남대는 학생들에 대한 겁박을 중단하고, 학내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충남대학교 평화의소녀상추진위원회(위원장 정온유, 이하 소추위)는 오는 30일 충남대 서문 근처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고, 학생·동문·시민사회 등과 함께 제막식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7년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구성된 소추위는 그동안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해 모금 운동을 벌여 약 2300여만 원의 후원금을 모금했고, 평화의 소녀상 작가인 김운성, 김서경 부부와의 계약도 완료했다.
또한 소녀상 건립을 위해 학교 측과의 협의도 진행해 왔으나 그 결과와 관계없이 소녀상 건립과 제막식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것.
이에 학교 측은 학내 구성원 의견수렴의 필요성과 '캠퍼스 조형물 설치 심의위원회'를 통과해야 하는 절차적 문제 등의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에서 학교 측 인사가 학생들에게 '소녀상 건립을 강행할 경우, 학교에 의한 징계와 법적 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위협적인 발언을 해 학생들을 겁박했다는 게 이날 기자회견을 열게 된 이유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졸업생 대표로 발언에 나선 문성호씨는 "참으로 고맙게도 충남대 학생들이 교정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워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는 것을 막는 것은 물론 아직도 진행 중인 위안부 피해자의 고통에 동참하기로 했다"며 "그런데 학교 당국에서 국립대로서는 처음이기 때문에, 일본과의 교류에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운다면 소송이라도 걸어서 막겠다고 겁박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처음에는 두 귀를 의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느 국립대학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위안부 피해자의 고통을 생각하며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겠다고 결의를 모은 학생들에게 학교 당국이 격려는 못 해줄망정 가로막고 있다니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라면서 "대체 충남대학교는 어느 나라의 대학인지를 의심하게 한다. 대학당국은 늦기 전에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사과하고, 소녀상이 세워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달라"고 강조했다.
또한 박희인 평화나비대전행동 집행위원은 "대전에는 서구 보라매공원과 동구 인동시장에 각각 두 개의 평화의 소녀상이 있다. 이 두 소녀상을 세울 때 대전시도, 동구도 적극적으로 행정적 협조를 했다"며 "그런데 충남대는 학생과 동문들이 지난 2017년부터 소녀상 건립을 위해 성금을 모으고, 학교 측과 협의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협조는커녕 '법적 고발' 운운하며 겁박하고 있다. 학교 당국은 역사 앞에 부끄러운 짓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부모 대표로 발언에 나선 김강식씨는 "충남대는 중부권 최고의 국립대라 자랑하고 있는 저의 자랑스러운 모교이자 저의 아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라며 "학교가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적극 권장하고 지원하지는 못할망정, 학생들을 겁박하고 회유해 이를 막아서고 있다는 사실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법적 불이익 안내했을 뿐, 협박한 적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