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차비로 냈던 토큰.냉차를 사 먹을때 사용하기도 했다.
이상헌
부처님오신날이면 여의도 광장에서 연등행사가 시작되었다. 한복을 입은 수많은 사람들이 화려한 연등을 들고 마포대교를 넘어 조계사로 향했다. 어린 나이지만 연등행사를 보는 즐거움이 남달랐다.
조금 더 컸더라면 매년 연등행렬을 사진으로 담아놨을 것이고 지금에 와서는 훌륭한 자료가 되었을 터이다. 하지만 당시는 경제성장이 가열차게 진행되던 때라 먹고사는 것이 큰 문제였다.
여의도 광장에서 개최되었던 가장 큰 행사는 교황 방문이었을 것이다. 초중학교 시절, 멋모르고 여의도에 갔던 필자는 난생처음 공중부양이라는 경험을 했다. 수많은 인파에 떠밀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이후 공중부양의 경험은 두어 번 더 있었는데 출근 시간 신도림역에서의 지옥철 경험과 촛불집회 때였다.
그랬던 초등학교 시절은 63빌딩의 건립과 함께 막을 내렸다. 한강을 정비하면서 풀밭을 전부 없애고 인간 위주의 땅으로 꾸몄기 때문에 이제는 예전만큼 다양한 곤충을 볼 수는 없다.
가을철을 알려주는 방아깨비
여름은 메뚜기와 함께 지나간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면 귀뚜라미의 울음소리, 베짱이의 영롱한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방아깨비를 비롯한 메뚜기류가 좋아하는 곳은 탁 트인 풀밭이다. 햇볕이 풍부하고 주변에 물이 있어야 한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이런 장소가 어디에 있을까? 강변이다. 큰 비가 오면 범람하여 퇴적층이 쌓이고 나무가 자랄라치면 홍수가 나서 큰 나무가 자라지 못하는 환경.
산지에서는 무덤가에서 메뚜기를 발견할 수 있다. 벌초를 하여 큰 나무가 자라지 못하고 빛살이 풍부한 묘소는 메뚜기가 좋아하는 환경이다. 우리가 어렸을 적 송장메뚜기라고 불렀던 칙칙한 색깔의 메뚜기가 이런 곳에 산다. 사실 송장메뚜기라는 종은 없다. 체색이 칙칙하여 께름칙하게 느껴지는 모든 메뚜기를 통틀어서 부르는 이름이다.
방아깨비는 튼실하게 생긴 뒷다리를 잡고 있으면 마치 방아를 찧는 듯, 겅중대기 때문에 붙여졌다. 방아깨비는 암수의 크기 차이가 매우 크다. 암놈은 최대 80mm 정도까지 자라며 수컷은 50mm 내외로 상당히 동작이 빠르다. 특히나 공중을 날 때는 날개 부딪치는 소리가 '따다다닥' 난다. 그래서 어릴 적에는 따닥개비라고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