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인근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남소연
'독설의 저격수'.
국민의힘 대권주자 홍준표 의원에게 따라붙는 이미지다. 틀렸다고 판단되면 당 안팎을 가리지 않고 거침없는 말폭탄을 쏟아냈다. 본인 스스로 전투적 이미지를 적극 구축하기도 했다. 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을 이끌 때 '지방선거를 위한 승리복'이라면서 가죽점퍼를 종종 챙겨 입던 것이 대표적이다.
그랬던 그가 20일 오후 여의도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변신을 예고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열린 지난 대선 땐 "당 소멸을 막기 위해 보수·우파 지지 세력을 끌어모아야 했기 때문에 이념공세도 하고 했던 것"이라면서 자신은 지난 26년간 정치역정 속에서 "좌우를 넘나들었던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복당 문제 등을 놓고 자신과 대립했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나 잠재적 경쟁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김 전 위원장에 대해선 "이렇게 당의 틀을 바꿔놓은 것만 해도 고맙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에 대해서는 "검찰 사무는 대통령 업무의 1%도 안 된다, 검찰 사무만 한 분이 날치기로 공부해서 대통령직 수행이 가능하겠나"면서도 최종 판단은 국민의 몫이라고만 밝혔다.
홍 의원은 다만, "성형수술 한다고 이미지 변신하는 게 아니다"며 자신의 화법 등을 바꾸겠단 뜻은 아니라고 했다. 대신 군사정권에 의해 '빨갱이'로 매도 당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7년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연합하면서 자신의 이미지를 극복하고 집권에 성공했던 것을 공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론 "국민들은, 그 사람의 이미지를 중화시켜주는 인물과 함께 할 때 안도감을 갖는다"면서 "아직 시간이 있으니 그런 방향으로 정책적 접근도 하고 인재도 영입하겠다"고 말했다.
"당 지지층이 대부분 윤석열 전 총장에게 가 있지만, 거기 집착할 필요가 없다"면서 본선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홍 의원은 "지금은 외연을 확장하고 반대진영으로부터 비호감도를 낮추는 데에 더 주력할 때"라며 "당 대선후보가 정상적으로 선출되면, 우리 지지층은 당 밖의 사람을 지지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여당 대권주자 중 가장 앞선 지지율을 보이는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서도 "제일 쉬운 상대"라며 "대통령을 하기엔 너무 막 살았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나는 오히려 이낙연 후보 쪽을 (민주당의 최종 후보라고) 보고 있다"라며 "대통령 될 자격이 있다"고 추켜세웠다.
경남 창녕 출신인 홍준표 의원은 1982년 사법시험에 합격, 슬롯머신 사건 수사 등을 통해 일명 '모래시계 검사'로 유명세를 얻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신한국당에 입당, 1996년 15대 총선 때 서울 송파갑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16·17·18대 총선에선 서울 동대문을에서 내리 3선을 하면서 한나라당 원내대표·당대표를 역임했고 2012년 12월~2017년 3월까지 경남도지사를 지냈다. 2017년 19대 대선 때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나섰다 패한 뒤 다시 당대표를 맡았다. 21대 총선 땐 당 공천방침에 반발, 탈당해 대구 수성을 무소속으로 당선됐다가 지난 6월 복당했다.
다음은 홍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이재명 나오면 제일 쉽다, 그는 너무 막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