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덕양 강매석교창릉천에 있는 우물마루 모양 상판을 가진 널돌다리다. 각진 굵은 돌기둥을 세우고, 멍엣돌로 결구시켰다. 귀틀돌을 멍엣돌 위에 결구시켜 경간을 구성하고, 그 위에 2열의 널돌(청판석)을 깔아 완성하였다.
이영천
소설 속에 등장하는 돌다리는 묘사된 내용으로 보아 논산 석성 수탕석교나 보령 한내돌다리처럼 넓적하고 편평하며 길쭉한 자연석을 상판으로 얹힌 '널돌다리'가 분명해 보인다. 논밭을 팔아 서울에서 병원을 확장하고자 하는 아들의 젊은 의도와 '땅이란 천지만물의 근거'라 말하며 땅을 지켜내고자 하는 아버지 늙은 신념이 충돌한다.
아버지의 아버지는 마을로 통하는 길에 돌다리를 놓았고 그 다리를 통해 아버지의 할아버지 꽃상여가, 아들 어머니의 꽃가마가, 천자문을 옆구리에 낀 소년이던 아버지 발걸음이 마을로 드나들었다.
튼튼한 널돌다리의 비결
돌로 만든 다리(石橋)는 그 형식이나 모양이 비교적 다양하다. 진천 농다리나 주남 새다리, 담양 용대리 석교처럼 돌을 '막쌓기' 하여 교각을 축조한 다리가 있는가 하면, 돌기둥으로 교각을 만들고 상판은 가공하지 않은 넓적한 돌을 걸치거나, 정교하게 다듬어 우물마루 모양으로 만든 다리도 있다. 또한 교각을 무지개(虹霓) 모양으로 만든 돌다리도 있다. 이 중 널돌다리는 '돌기둥을 세워 교각을 축조하고, 상판은 돌로 마무리한 다리'에 한정하고자 한다.
우리 속담에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라"는 말이 있다. 이는 '매사 확실해 보이는 부분도 꼼꼼하게 다시 살피고 검토하여 실수가 없게 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홍예 자체가 완전한 구조물인 무지개다리(虹霓石橋)는 널돌다리보다 훨씬 더 튼튼한, 재론의 여지가 없는 구조물이다.
어쩌면 무지개다리는 두드릴 필요조차 없는 다리로 인식되었는지도 모른다. 속담에 등장하는 '두들기고 건너야 하는 돌다리'는 바로 널돌다리가 아닌가 생각한다. 유비무환이고 만사불여튼튼이다. 조상들에게 있어 어지간한 일에는 절대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제자리를 지켜내는, 튼실함의 상징이 바로 널돌다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