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여중 스쿨미투 공론화 계정주 A의 아버지 앞으로 익명의 편지 두 통이 배달됐다. 편지를 사진으로 찍은 자료 ⓒA씨 제공
충북인뉴스
편지봉투 발신인 자리는 비어 있었지만 본문에는 신분을 밝히고 있었다. 발신인은 스스로를 충북여중 김00 교사의 제자들이라고 했다. 김아무개 교사는 A를 비롯한 학생들이 성추행 가해자로 고발한 교사다.
김 교사는 퇴직 후 현재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제추행)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편지를 받았을 당시 A는 피해자 신분으로 김 교사 재판의 증인 출석을 앞두고 있었다.
발신인은 자신들이 "대단히 바쁜 고3 학생들"이라고 밝혔다. 무고한 선생님을 돕고 싶어 편지를 보낸다고 했다. 두 통의 편지 분량을 합치면 17페이지나 됐다. 일부는 발신인이 A의 아버지에게 전하는 말을 워드로 타이핑한 것. 일부는 스쿨미투가 '허위'라는 걸 입증해 준다는 자료들이었다. 편지글은 고3 학생이 썼다고 보기에 다소 어색한 표현이 많았다. 혐오적 언어가 차고 넘쳤다.
"거기에 스쿨미투를 기획한 마녀가 있었다"
발신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A의 아버지를 청자로 삼았다. "딸이 얼마나 죄질이 나쁜 아이인지 알려주겠다"고 했다. 발신인은 충북여중 스쿨미투가 철저히 '기획'됐다고 주장했다. 기획을 맡은 주인공으로 트위터에 충북여중 스쿨미투 공론화 계정을 만든 A가 지목됐다. 오해를 막기 위해서 편지 본문을 기사에 그대로 옮겼다.
"아버님께서는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충북여중 스쿨미투 기획, 연출, 선동의 총 책임자는 000아버님의 딸입니다. (중략) 트위터 두 개의 계정을 만들어 학교를 농락하고 교장선생님을 비롯하여 교사를 조롱하고 충북여중 학생회를 무력화 시키고 멋대로 공론화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허위 강령까지 만들기 위하여 페미니스트 외부 단체를 끌어들이고,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트위터에 올려 우리 모교인 충북여중을 완전히 남자선생님들이 강제 추행하는 학교라는 것을 전국에 인식시킨 대단히 죄질이 나쁜 아이입니다."
편지는 A에 대한 비방으로 가득했다. "대단히 죄질이 나쁜 아이", "16살 밖에 안 된 학생의 영혼이 그렇게 타락할 수 있는지", "양심이라고는 없는 철면피" 같은 모욕적 표현들이 빼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