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어느 소설가의 전원주택 마당에는 야생화가 흐드러졌다.
강대호
마당 있는 집에 살고 싶다는 꿈에 불을 지핀 계기가 있었습니다. 언젠가 용인의 전원주택에 사는 지인의 초대를 받았습니다. 소설가인 그는 마당에 텃밭을 일구고 야생화를 키웠습니다. 마침 해당화가 멋들어지게 피어 있었는데 보기 참 좋더라고요.
"씨를 뿌리거나 모종을 심고는 꽃망울이 올라오길 기다립니다. 마침내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면 내 마음도 활짝 펴진 걸 느끼게 된답니다."
소설가는 야생화로 물든 마당을 자랑스러워했습니다. 함께 간 일행들도 글 쓰는 사람들이라 감수성이 폭발했죠. 난 아름다운 마당에도 감동을 받았지만 소설가가 들려준 생명들이 자라는 이야기가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야생화가 자라고 나비가 놀러오는 집
아파트를 떠나기로 결심하고 난 뒤 분당에서 멀지 않은 전원주택을 알아보았습니다. 아무리 가까워도 우리 가족의 생활권인 서울과는 멀었습니다. 전원주택을 알아볼수록 집에서 오랜 시간 생활하는 사람들을 위한 주거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밖에 있는 시간이 많은 우리 가족과는 맞지 않았죠.
그래서 마당을 대신할 수 있는, 옥상이 딸린 다세대 주택으로 이사했습니다. 그리고 옥상을 꾸미기 시작했죠.
야생화부터 시작했습니다. 우선 모종을 구해서 예쁘게 놓아 보기로 했습니다. 화원 주인에게 겨울을 나는 야생화를 추천받아서 종류별로 한 개씩 들여놓았습니다. 더 많이 들여올까도 했지만 우선 이번 겨울을 보내며 경험을 쌓아보기로 했습니다.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먼저 시작해본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