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딱따구리 분당 어느 산 아래 우리 집에는 청딱따구리가 찾아온다.
강대호
이렇듯 우리 집 옥상에서 많은 새를 만날 수 있다. 까마귀와 까치는 물론 직박구리, 참새처럼 분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들부터, 박새, 쇠박새, 딱새 그리고 붉은머리오목눈이처럼 작은 새들까지, 그리고 오색딱따구리, 쇠딱따구리, 청딱따구리 같은 딱따구리들도 볼 수 있다. 도시에선 흔치 않은 물까치와 어치도 볼 수 있고 간혹 맹금류가 하늘에 떠 있는 걸 볼 때도 있다.
내가 직접 눈으로, 그리고 새 도감으로 확인한 종류만 이 정도다. 어쩌면 더 많은 새가 찾아오는데 내가 미처 못 알아본 새들도 있을 것이다. 난 우리 집을 찾아오는 새들이 반갑다.
그런 난 어릴 적에는 새를 무서워했다. 우리 동네는 제비가 많았는데 녀석들이 골목을 낮고 빠르게 날 때면 내게 부닥칠까 봐 깜짝 놀라곤 했다. 학교 앞에서 팔던, 친구들이 귀엽다던 병아리도 난 징그러웠다.
그러다 새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몇 년 전부터 분당 탄천을 산책하며 만난 물새들 덕분이었다. 그들이 어울려 사는 모습이 16년을 함께한 반려견을 떠나 보낸 나를 위로해 주었다. 지난해에는 새끼 청둥오리 가족을 100여 일간 관찰한 내용을 <오마이뉴스>에 연재하기도 했다(관련기사 :
100일 이상을 오리 가족에게 푹 빠져 지낸 이야기).
그 후로 난 틈날 때마다 탄천에서 흰뺨검둥오리와 청둥오리들을, 왜가리와 백로들을 만나고 녀석들이 사는 이야기를 글로 사진으로 담곤 한다. 우리 가족이 산 바로 아래로 이사한 여러 이유 중 하나가 산새들 때문이기도 했다. 난 새들의 모습과 울음소리가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