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22일 남관표 주일 한국 대사를 초치해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방침에 항의한 뒤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2019.8.22
연합뉴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GSOMIA)가 종료 수순을 밟는다. 정부는 22일 명확한 근거도 없이 한국을 '안전보장상 우호국'(백색 국가)에서 배제하고 안보상의 문제를 거론해온 일본 정부를 비판하면서 '지소미아를 지속시키는 것은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한일 군사협력의 연결고리이자 군사정보의 교환·보호·관리의 틀이었던 지소미아는 2016년 11월 23일 박근혜 정부가 체결한 이후 3년 만에 무대에서 퇴장하게 됐다.
일본 언론보도 현황과 포털 내 네티즌 여론을 살펴보니, 일본의 충격은 적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지난 과거 기간 동안 지소미아의 체결에 꾸준히 매달려온 것은 한국이 아닌 일본이었다. 일본은 북한 위협이 가속화되던 2012년 이후부터 4년여에 걸쳐 한국에 지소미아 체결을 압박해왔다. 나카타니 겐, 이나다 도모미 2명의 방위대신을 비롯해 아베 총리까지 전면에 나서 한국을 지소미아 협상 무대로 끌어들이기 위해 애써온 전력이 있다(관련 기사 :
[일본 어제오늘] 한일 갈등,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에 미칠 영향은?). 이렇듯 지난한 과정을 통해 성사시킨 협정이었기에 종료를 택한 한국 정부의 선택에 일본이 평정을 유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22일 밤 10시께 담화를 발표했다. 그는 지소미아 종료가 "지역의 안보 환경을 완전히 오인한 대응"이며 "한국 측에서 매우 부정적이고 비합리적인 움직임이 잇따라 매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라고 격앙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일본 언론의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소미아 종료 발표가 있은 뒤 일본 6대 일간지 머릿기사는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기사로 장식됐다. 대체로 지소미아 종료에 따른 안보공백 우려를 강하게 표시하고 있다. 다만, 논조는 조금씩 달랐다.
"한국의 잘못" "일본, 손해 없을 것"... 비난 일색
일본 언론은 기본적으로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자신들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대항(보복) 조치라는 노선 아래 비난을 강화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활발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매체는 극우성향을 분류되는 <산케이신문>이다. 이 신문은 지소미아 종료 발표 직후 발 빠르게 보수 오피니언 리더와 전문가들을 취재한 기사를 올리면서 비난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현재까지 <산케이신문>의 취재에 응한 인사는 나카타니 겐·오노데라 이쓰노리 전 일본 방위대신, 에토 세이지로 자민당 외교조사회장, 코우다 요지 자위대 함대 사령관 등이다. 이들은 이전부터 한국에 대한 강경 발언을 주도해온 인물들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한국이 GSOMIA를 파기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놀랐다. 사고의 과정이 상상되지 않는다. 역사(문제)를 통상의 영역에, 안전보장의 영역에까지 가져와 버렸다.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어섰다." - <산케이신문>, 코우다 요지 일본 해상자위대 함대사령관 인터뷰
"북한을 이롭게 할 뿐, 상궤(상식)를 벗어난 판단" - <산케이신문>, 나카타니 겐 일본 전 방위대신 인터뷰
그러면서도 "지소미아 파기가 일본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