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스터(좌:항모 이부키, 우: 아르키메데스의 대전)
최우현
더불어 올해는 항공모함을 주제로 한 영화들까지 개봉했다. 5월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 <항모 이부키 (空母いぶき)>는 타국의 군대에 무력 점거된 섬을 탈환하기 위해 자위대가 첫 실전을 경험하는 줄거리로, 일본 정부가 전후 최초의 방위 출동을 명령하고 자위대는 무력에 의한 반격을 시작하는 모습들이 그려진다. 즉, 전수방위를 위해서는 '항공모함의 능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영화로 평가할 수 있다.
최근에는 <아르키메데스의 대전(アルキメデス の大戰)>이 개봉해(2019.7.26) 절찬 상영 중에 있다. '아르키메데스'라는 학자의 이름에 얼핏 과학영화인가 싶어 보이지만 실체는 2차 대전 당시 전함 야마토의 건조과정을 둘러싼 갈등을 그린 영화다. 이 역시 결론적으로는 일본의 입장에서 바라본 태평양 전쟁, 그에 대한 정당화 논리를 피할 수 없다. 참고로 이 영화의 감독인 야마자키 다카시는 가미카제 특공대를 미화한 영화 <영원의 제로> 감독으로도 유명하다.
1930년대 일본과 닮은 모습들
일본의 현재와 같은 상황은 태평양 전쟁의 전운이 감돌던 1930년대와도 상당히 유사한 측면이 있다. 당시 일본은 동남아시아와 태평양으로의 침략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이에 세계 최고의 해군력을 보유하고자 하는 구상을 가지게 된다. 특히 영국과 미국을 뛰어넘을 수 있는 독자적인 해군력이 절실했는데, 결국 일본은 1936년 자신들의 군비를 억압하고 있던 국제조약인 '런던 해군군축조약'을 대번에 탈퇴하는 등 강수를 두기에 이른다.
1930년대 당시 일본의 군사팽창을 억압하고 있었던 것이 해군군축조약이었다면 2019년 일본의 군사팽창을 억압하고 있는 것은 사실상 '평화헌법'과 '전수방위의 원칙'이라 할 수 있다. 군대 보유와 무력 행사를 금지한 평화헌법과 상대방으로부터 무력 공격을 받았을 때 비로소 방위력을 행사한다는 전수방위의 원칙이 일본의 항공모함 보유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수방위의 원칙 관점에서 보면, 전투기를 탑재하여 이·착륙시키는 항공모함은 타국을 대상으로 한 공격형 무기로 인식되고 있기에 보유 자체가 어불성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