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나비대전행동과 민주노총대전본부, 한국노총대전본부 등 대전지역 시민·사회·노동단체들은 10일 오후 대전 서구 보라매공원 대전평화의소녀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8월 15일 시민모금을 통해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건립하겠다고 선포했다.
오마이뉴스 장재완
3.1운동 100주년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대전지역 노동계와 시민사회가 추진해 온 '대전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을 위한 기금 모금이 목표액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광복절을 앞둔 오는 13일 제막식이 열릴 예정이다.
'대전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은 민주노총대전본부와 한국노총대전본부, 평화나비대전행동 등 대전지역 양대 노총과 시민사회가 함께 추진해 왔다.
이들은 지난 4월 10일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 선포식을 연 뒤, 8000만원의 건립 기금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이러한 모금 운동은 지역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후원과 일반시민들의 뜨거운 참여에 의해 지난 7월 목표액을 초과 달성했다.
평화나비대전행동 관계자에 따르면, 기금후원에는 강제징용피해자 가족들도 상당수 참여했다. 이들은 자신의 할아버지가 강제징용 피해자임을 밝히고, 문제해결에 힘을 보태고자하는 마음으로 기금을 보내왔다. 또한 어떤 가족은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강제징용피해자였던 할아버지의 이름을 후원자의 벽에 새겨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라 일부 시민들은 자신의 온 가족의 이름을 새겨달라며 각각의 이름으로 후원을 하는가 하면,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세워서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널리널리 알려야 한다'는 등의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 주최 측은 후원에 참여한 모든 시민들의 이름을 노동자상 뒤 '후원자의벽'에 새겨 기념할 예정이다. 특히, 이곳에는 대전지역에서 거주하면서 강제징용노동자상 문제 해결을 위해 싸워온 김한수 할아버지와 고 최장섭 할아버지의 이름도 새겨넣을 예정이다.
올해 101세가 된 김한수 할아버지는 1944년 일제에 의해 강제징용되어 미쓰비시 나가사키 조선소에서 일하다가 원폭피해를 입었다. 김 할아버지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제 전범기업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도 참여했다.
또한 지난 해 1월 92세의 나이고 고인이 된 최장섭 할아버지는 1943년 강제징용되어 나가사키 앞바다 하시마섬 해저탄광에서 강제노동을 하다가 귀국했다. 이 섬은 '군함도'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져 있는 당시 최대 군수기업 미쓰비시가 운영한 탄광이다.
그는 일본이 군함도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는 것을 반대하고, 일본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일찍부터 내왔다. 그의 이야기는 영화 '군함도'로 제작되기도 했다. 주최 측은 이들이 있었기에 강제징용노동자상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고, 노동자상건립도 가능했다고 판단해 이들의 이름을 새겨 기억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