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책보다 음식에 비중이 가던 저녁 독서 모임 '한잔의 낭독'
안은성
소모임 브로커를 자처한 이유
소모임 회원은 공간 이용료로 월 1만 원의 회비를 낸다. 한 명 한 명에게는 큰 금액이 아닐지 몰라도 나무 카페에게는 공간을 지속시키는 든든한 응원이자 소중한 운영 자금이다. 회비를 내는 소모임 회원수가 늘수록 적자의 규모가 줄어들고 함께 이 공간을 책임지는 주인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그간 소모임 브로커를 자처하며 여러 개의 소모임을 만든 것도 이러한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카페지기가 소모임의 배후세력이 된 데에는 더 큰 이유가 있다. 소모임은 타인의 경험을 통해 서로 배우고 수평적인 관계 속에서 친밀감을 쌓아가는 방식을 취한다. 그렇다보니 여타의 사회적 관계보다 한결 유연하고 끈끈하다는 강점을 갖는다.
또한 개인들이 가진 자원들을 공유 공간에서 만나고 나눔으로써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줄 뿐 아니라 지역 공동체성을 회복시키는데 긍정적 역할을 한다. 나무가 지역 주민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끔 추동하는 데에는 소모임 회원들의 도움이 컸다.
행복은 물질이 아니라 그 사람이 지닌 사회적 관계망에 있다고 한다. 정책과 제도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거시적 접근이라면, 나무의 소모임은 지역 주민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가는 미시적 접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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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간 주민들과 커뮤니티 공간으로 운영해오던 마을카페가 2021년 재개발 철거로 사라진 후 집 근처에 개인 작업실을 얻어 읽고, 쓰고, 공부합니다. 도시사회학 박사과정생으로 공간에 대한 관심과 경험을 실천과 연구로 이어가고자 합니다. 현재 지역자산화협동조합에서 시민의 자산화, 사회적경제, 로컬 연구, 지역계획수립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이런 제목 어때요?>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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