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정용기 정책위의장(뒷쪽), 정미경 최고위원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유성호
'걸레질' 발언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두 번째 이유는 한국당의 최근 계속된 막말 논란 때문입니다. 이 점이 사실 더 컸습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지난 5월 31일 제4차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 자리에서 "야만성·불법성·비인간성 부분을 뺀다면, 김정은이가 어떤 부분에서 문재인 대통령보다 지도자로서 더 나은 면도 있는 것 같다"라고 말해서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최고지도자를 찬양·고무한, 국가보안법 위반 행위'라는 질타까지 나오는 상황이지만, 그는 아직 자신의 발언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았습니다. 정 정책위의장이 이날(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밝힌 '유감' 표명을 봐도 그렇습니다.
그는 이날 "(제 발언을) 악의적으로 왜곡하려고 하는 세력에게 빌미가 된 것을 우려하는 국민들이 계신다"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 유감의 뜻을 표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악의적으로 왜곡하는 세력에게 빌미가 된 것을 우려하는 국민들"에게 보내는 유감 표명이었습니다. 발언 자체의 문제점에 대해 인정하거나 사과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지요.
같은 시기,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의 '골든타임 3분' 막말 논란도 터졌습니다. 그는 지난 5월 31일 헝가리 유람선 사고와 관련, 본인 페이스북에 "일반인이 차가운 강물 속에 빠졌을 때 이른바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이다"라며 "문 대통령은 세월호 구조대를 지구 반바퀴 떨어진 헝가리로 보내면서 '중요한 건 속도'라고 했다"라고 적었습니다. 이 역시 실종자 수색 및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부적절하다는 비판 여론이 뒤따랐습니다.
이처럼 주말 내내 한국당 인사들의 '막말'이 뉴스를 장식한 만큼 3일 '백브리핑'의 주요 이슈는 당연히 이 논란에 대한 당 대표의 입장이었습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백브리핑에서 "저희 당은 사실에 근거한 정당, 사실을 말하는 정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며 "그 과정에서 혹시라도 사실을 말씀드리면서 국민들에게 심려를 드리는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각별히 애쓰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당의 대표가 당내 인사들의 막말을 사과하는 자리였는데, 하필 당 사무총장이 그 직전 또 다른 막말을 남기게 된 겁니다. 덕분에 황교안 대표의 '사과'는 그 색이 바래게 됐습니다.
'깔개'와 '걸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