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여인천의 길병원은 단일병원 병상수로 국내 5위에 해당하는 초대형 종합병원이다. 노조가입 대상 직원만 2300여명에 달한다. 사진은 길병원 본관 1층에 있는 움직이는 이길여 회장 동상이다.
김갑봉
가천대길병원 이길여 회장이 병원 시설과 인력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처음 의혹이 불거졌을 때 길병원은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했다"고 해명했는데 허위로 드러난 것이다(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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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 직원들이 병원 개혁을 위해 지난 4월 카카오톡에 개설한 '길병원 직원 모임' 단체 대화방에는 온갖 병원 내 '갑질' 행위와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제보가 쏟아졌다.
그중 하나가 이길여 회장의 제왕적 '갑질 경영'이었다. 보건의료노조 길병원지부에 따르면, 길병원에선 이길여 회장 생일에 맞춰 부서별로 축하 동영상을 찍고, 회장 사택 관리와 사택 내 행사 등에 동원된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 병원 내 회장 집무실과 별도로 전용 VVIP 병실이 운영되며, 병원 물리치료와 피부관리, 영양사 등을 사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길병원은 "집무실을 리모델링 하는 동안 사용할 수 없어서 VVIP실을 임시로 사용한 것이다"며 "비용을 다 지불하고 이용했다"고 지난 23일 해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은 지난 25일 보건의료노조 길병원지부가 올해 2월 7일 이길여 회장의 특실 입원 내역서를 공개하면서 허위로 드러났다.
지난 2월 7일 이 회장의 총 진료비 210만원 중 본인부담금은 138만 2598원이다. 하지만 138만 2580원이 감액돼 이 회장이 내는 돈은 18원에 불과했다. 길병원은 연말에 계산하려 했다고 해명했다.
앞선 거짓 해명에 대해 길병원 관계자는 "회장님이 병원을 이용하시면 비서실에서 정산을 한다고 해서,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한 것이라고 얘기했다. 저도 언론 보도를 보고 (이용료 지불이 안 됐다는 것을) 알았다. 비서실에서 놓친 것 같다고 했다.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한 것처럼 됐다"고 말했다.
병원 직원들이 이 회장 생일 축하 영상제작과 사택 수리에 동원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생일 축하 영상은 현재는 제작하지 않고 있고 자택 수리의 경우 최근 용역에 맡기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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