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스님이 소신공양하신 낙동강의 한 지류인 위천 둑방. 당시 현장은 이렇게 검게 그을려 있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당시는 4대강사업이 시작되어 본격적인 '삽질'이 진행될 때다. 생명의 강에 수백 수천 대의 포크레인과 덤프트럭 같은 중장비들이 들어가서 강을 도륙하던 시기다. 곳곳에서 생명의 신음이 난무했다. 죽음의 탄식과 비통이 하늘을 찌르던 시절이었다.
이 생명들의 신음과 비통한 울음을 누구보다 아파하며, 이들의 절규를 결코 외면할 수 없었던 스님은 자신의 몸에 기름을 붓고 몸을 불사른 것이다. 부처님 전에 자신을 바침으로써 전대미문의 이 미친 '삽질'이 중단될 수 있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은 삽질을 강행했고 그 결과 4대강은 지금 죽음의 수로가 되어버렸다. 매년 맹독성 조류가 창궐하고, 물고기가 떼죽음한다. 강은 썩은 펄로 뒤덮이고 산소조차 고갈되어 그 어떠한 생명도 살 수 없는 공간으로 전락했다. 뭇 생명이 몰살당했던 것이다.
무수한 생명에 대한 살생행위가 국가에 의해 자행된 것이다. 스님은 4대강사업의 본질을 간파했다. 강에는 무수한 생명들이 살아간다. 물고기를 비롯한 수생생물들은 말할 것도 없고, 물을 마시고 살아야 하는 야생동물들의 특성상 야생동물 또한 강을 찾을 수밖에 없다. 강과 습지가 뭇 생명의 보고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