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슬기는 수제비 외에 무침, 탕, 부침개, 백숙 등 다양하게 먹을 수 있다.
김종성
이웃동네 경남 하동 화개장터가 관광지 시장이라면, 구례시장은 지리산과 섬진강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어 좋다. 장날에 만나 서로 반가운 인사를 나누는 주민들의 정답고 질펀한 사투리를 들다보면 슬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크고 오래된 장터답게 수구레국밥, 다슬기 수제비, 팥칼국수, 육회비빔밥 등 TV에 나왔다는 맛집 식당들이 많다. '수구레'는 쇠가죽에서 벗겨낸 질긴 고기다. 정육점을 겸하고 있는 식당에서 육회비빔밥을 먹었다. 이런 곳을 '정육식당'이라고 하는데 고기도 신선하고 가격도 7000원으로 저렴해 좋다. 얼음조각을 넣은 식혜를 후식으로 준다. 자전거 타고 다니느라 배고프겠다며 새우로 국물을 낸 칼국수를 건네 주셨는데 배는 물론 마음까지 함께 불러왔다.
평소 만나기 힘든 다슬기 식당도 눈길을 끈다. 다슬기는 이름이 많다. 지역마다 올갱이, 고둥으로도 불린다. 다슬기는 섬진강 상류에 모여 사는데 신기하게 강 하류엔 재첩 조개가 많이 산다. 다슬기탕, 부침개, 무침, 백숙, 수제비, 칼국수 등등 다슬기로 할 수 있는 온갖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꽃피는 봄날에 어울리는 압화 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