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한중일 세계사 중국 연표 中
김신
특히 굽시니스트의 장점이 드러나는 대목은 중국사, 일본사 연표다. 본격적으로 근대사를 다루기 전에 각국의 고대사부터 19세기 이전까지를 대략 20여 페이지에 정리해 냈다. 특유의 개그와 패러디가 녹아 있어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 조금 과장해서 중국사, 일본사가 잘 정리가 되지 않는 고등학생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을 정도다.
이 책은 영국의 산업혁명부터 중국의 아편전쟁까지의 시기를 다뤘다. 굽시니스트의 표현대로 면(綿)테크를 하기 위해 산업혁명이 촉발됐고, 영국-중국간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동인도회사가 중국에 아편을 뿌리고, 급기야 아편전쟁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스토리텔링의 대가 굽시니스트답다.
아편전쟁에서 중국이 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굽시니스트는 이렇게 분석한다.
"아편전쟁 때의 영국군이 청군보다 기술적으로 앞선 부분도 컸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병법과 조직력이라는 소프트 파워에서 월등하게 앞서 있었다는 점입니다. 장교·부사관·병사로 이뤄진 조직의 효율성, 그 개개인이 전장 환경에서 맡은 바 임무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수행해내기 위해 갖는 의지력, 공격과 방어에 있어서의 진형 구축 등등. 오랜 기간 유럽에서의 전쟁을 통해 다져온 노하우들이 있었던 겁니다."
지난 1일 남북평화협력기원 평양 공연이 성황리에 끝났다. 그 어느 때보다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은 한층 완화된 모습이다. 그러나 이런 평화 모드에서 배제된 일본의 아베 신조는 남북정상회담 전에 방일을 요청했다. 겉으로 드러난 이유는 일본인 납치 문제를 남북정상회담에서 거론해달라는 것이지만, 이번 남-북, 북-미 회담에서 일본이 배제된 것에 배 아파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도 시진핑-김정은 간 면담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에 일조하는 것으로 비쳐지는 것 같다. 하지만 미국산 자동차, 항공기 등에 보복 관세를 매기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언제 또 다른 불똥이 튀어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질지 모를 일이다. 그런 면에서 한·중·일을 묶어 세계사를 바라보는 굽시니스트의 관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혹시 당신이 '역알못' 더 나아가 '세알못'이라면 <본격 한중일 세계사>로 공부를 시작해 봐도 좋겠다. '피식 피식' 웃으며 당신의 몸에 엔돌핀이 솟는 건 덤이다.
"결국 한·중·일은 큰 영향을 주고받았고, 중국문명이란 과거에도, 미래에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대상이 아닌가. 굽시니스트의 도전으로 한국사회가 또 한 번 뜨겁게 바뀌기를 선망의 눈초리로 기대해본다!" - 심용환(심용환 역사&교육연구소 소장)
본격 한중일 세계사 1 - 서세동점의 시작
굽시니스트 지음,
위즈덤하우스, 2018
본격 한중일 세계사 2 - 태평천국 라이징
굽시니스트 지음,
위즈덤하우스, 2018
본격 한중일 세계사 3 - 일본 개항
굽시니스트 지음,
위즈덤하우스,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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