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월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8일 오후 용산구 공노총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공공성 파괴하는 공무원 성과주의 폐지를 촉구하는 단식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유성호
"얼마 전 충주에서 여경이 스스로 목숨을 던졌어요."
그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곧장 기자에게 '혹시 그 사건에 대해 아시는가'라고 물어왔다. 경찰조직에서는 인사철 즈음에 여러 투서들이 나돈다고 했다. 이연월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이하 공노총) 위원장은 "소속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투서나 정황적 증거가 없는 경우 대체로 (감찰쪽에서) 조사를 잘 하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그는 "감찰쪽에서도 나름대로 실적을 내야하니까, (숨진 여경의) 집까지 쫓아다니면서, 캠코더로 일거수 일투족을 찍고 그랬다"고 덧붙였다.
'결국 감찰쪽에서 실적을 올리기 위해 무리한 조사를 했고, 해당 여경의 죽음까지 이르게 했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현장에서 일하는 경찰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이 위원장은 말했다.
그의 어조는 어느새 올라가 있었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공노총 사무실에서 이 위원장과 마주 앉았다. 그는 11일 아침부터 세종시 인사혁신처 앞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간다고 했다. 이미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고 했다. 정말 할 말이 많아 보였다.
- 왜 지금 무기한 단식 농성이라는 선택을 하게됐나."(한숨을 내쉬면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이 지났다. 일자리대통령 등을 강조하면서 공공부문에서 성과주의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실제로 공기업을 비롯해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등이 공식으로 폐지되고 있다. 그런데, 정작 공공부문 성과주의 핵심인 '공무원의 성과연봉제'에 대해선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경찰의 무리한 감찰 실적주의에 여경이 목숨을 잃었다" - 사실, 지난 6월 정부에서 공공부문 성과연봉제 폐지를 공식화해서, 공무원도 당연히 포함돼 있는줄 알았다."그렇지 않다. 공공부문은 크게 두갈래로 보면 된다. 실제 각 중앙부처와 자치단체, 경찰 등 공무원 조직과 함께 여러 공기업을 비롯한 공공기관 등으로 돼 있다. 지난 박근혜 정부시절에 공무원 성과연봉제를 4, 5급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공무원 사회의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이었다. 당장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 당장 내년부터 4, 5급까지 성과연봉제가 확대 실시되면, 국민들에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이미 공무원 성과주의 도입으로 그 폐해를 국민들이 고스란히 받고 있다. 그동안 우리가 알게 모르게 공공부문에서 수많은 사건, 사고들이 있어왔다. 경찰의 치안부터 사회복지 서비스 등에서 다양한 공공 서비스에서 국민들은 제대로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면."자치단체의 사회복지 분야가 대표적이다. 예를들어 복지공무원이 자신이 맡고 있는 지역의 시민을 돌봐야하는데, 해당 시민의 상태에 따라서 시간 등에서 유동적일수 밖에 없다. 그런데 하루에 몇명을 보살폈는지, 성과위주로 현장을 몰아가는 경향이 있다. 또, 학교에 전담 경찰관을 배치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학교 지킴이로써, 아이들과의 소통과 계도 보다는 SNS 등에 '좋아요'가 얼마나 늘었느냐를 따지고 있다."
"공공성에 맞춘 대국민 서비스보다 개인 가시적 성과에 내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