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남소연
"삼성 총수 일가가 부도덕한 방식으로 기업을 지배하고, 이것을 강화해나가려는 욕심 때문에 합리적 투자를 못 하고 있다고 봐요. 건축(반도체) 호황이 끝나면 벽돌공장(삼성전자)은 위기에 빠질 겁니다."그는 삼성을 괴롭히려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그는 "삼성이 미래 전략산업에 투자했으면 지금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에서 이렇게 뒤처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재벌 저격수'로 떠오르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총선에서 당당히 서울에서 당선된 후 2년차 국회의원. 그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 관련 의혹을 터트리며 상한가를 치고 있다.
박 의원은 유난히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유독 비유적인 표현을 좋아했다. 어려운 경제이슈를 보다 쉽게 전달하려고 했을까. 그는 올 들어 반도체 호황 등으로 최고 실적을 올리는 삼성전자를 '벽돌공장'에 비유했고, 삼성 이씨 일가를 둘러싼 증여세 등을 두고는 '파란 불에 길을 건너는' 것처럼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특히 이 회장이 2008년에 4조5000억 원에 달하는 차명계좌 돈을 찾아간 것을 두고, 금융위원회와 날선 대립을 세우면서, 금융당국을 향해 '무당'이라는 표현까지 써 가며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2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그의 거침없는 이야기를 들었다.
"삼성 총수 일가가 삼성 지배하는 방법은 부도덕과 '관경유착'"- '재벌 저격수'라는 호칭이 붙는다. 부담스럽진 않은지."재벌개혁을 20년 넘게 부르짖고, 떠들고 해왔다. 그런데 도대체 뭐가 재벌개혁이냐, 구체적으로 뭘 얘기하는 거냐. (예전에는) 재벌의 재산을 몰수하고, 총수들 구속시키고 이런 식으로 둔탁한 생각을 했다면,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는 아주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바뀌었다. 결론은 재벌개혁이 우리 사회를 통합하고, 우리 경제를 보다 튼튼하게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건 분명하다."
박 의원은 이런 관점에서 삼성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삼성 총수 일가가 삼성그룹과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방법이 2가지라고 봤다. 하나는 부도덕한 측면이고, 또 하나는 이것을 실현시키기 위한 '관경유착'이라는 것이다. 박 의원은 "(삼성이) 관료들과의 유착관계에 있는 것"이라며 "이 부분들을 지적하고, 수정하고, 바꿔내면 삼성이 더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