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동교동에서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1인기업가 김대영씨는 5년 전부터 '건담이 지키는 작업실'을 함께 운영중이다. '건담작업실'은 전국에서 마니아들이 찾아올 정도로 키덜트족들의 커뮤니티로 떠올랐다.
김대영
2008년 15년간의 직장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지만 그의 일터는 건설회사나 설계사무소가 아니었다.
1995년부터 컴퓨터 그래픽 회사 '블루라인'에서 TV광고, 게임, 3D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아트디렉터로 일했고, 쿠폰 매거진 '코코펀' 디자인 실장으로 일하며 잔뼈가 굵은 아티스트이며, 디자인 스튜디오 '자작나무'와 건담 프라모델 숍 '건담이 지키는 작업실(이하 건담작업실)' 운영자 김대영(48)씨 이야기다.
"건축은 상대를 이해해야 하는 종합예술입니다. 예를 들어 음악가로부터 집을 지어달라는 요청을 받으면 그의 삶 전체를 이해해야 상대가 만족할 만한 설계가 가능하죠. 건축을 공부하면서 그런 훈련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무슨 일을 하더라도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그 속에 답이 있습니다. 건축을 공부할 때 가졌던 마음가짐은 그 동안 제가 해온 모든 일에 적용됐던 것 같습니다. "'김대영 고양이' '김대영 건담' 독립 후 새 타이틀 생겨특이한 점은 15년의 직장생활 동안 한 번도 이직을 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1995년 입사한 첫 직장이 잠시 휴업을 하거나 다른 회사와 합작하거나 또는 인수되면서 이름이 바뀌었을 뿐 김씨 스스로 회사를 떠난 적이 없었다. 컴퓨터 그래픽 디자인분야 특성상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하는 일이 조금씩 달라졌을 뿐이다. 매 프로젝트마다 실전을 통한 배움의 연속이었다. 2008년 퇴사 후 9년간 자신의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동안 몇 가지 새로운 타이틀이 더 생겼다.
"포털에서 제 이름을 검색해보면 '김대영 고양이, 김대영 건담' 같은 연관 검색어가 떠오릅니다. 직장 다닐 때는 사진도 낙서도 프라모델도 그저 취미생활이었죠. 그러다 독립한 이후 고양이 사진작가, 캘리그래피 작가, 건담 마니아 같은 타이틀이 하나씩 생기기 시작했고 지금은 제 직업을 하나의 단어로 규정할 수 없게 됐죠."그를 일컫는 타이틀은 다양하지만 김씨는 자신이 하는 여러 가지 일들이 도구만 다를 뿐 모두 똑같은 일이라고 말한다. '어떻게 하면 상대방 혹은 나 스스로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를 염두에 두고 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그렇다는 뜻이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배워야 한다. 하지만 기술을 이용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 우선이라는 신념은 건축을 공부하며 그가 몸으로 익힌 습관이다.
"사람들이 뭔가를 시작할 때 당장 중요한 것이 기술이라 생각하고 그것부터 먼저 배우려 하죠. 그런데 기술을 먼저 배우고 나면 '이제 뭘 하지?' 이렇게 돼요. 순서가 거꾸로 된 거죠. 입시나 취업을 준비하는 10대 20대들도 당장 대학생 또는 직장인이 되기 위해 기술을 배우거나 시험점수를 올리려 애쓰는 경우가 많죠. 기술이든 공부든 그것으로 내가 무엇을 할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목적이 명확하면 방법은 여러 가지가 나올 수 있어요. 기술이나 기교는 목적을 따라가는 거니까요."본질은 '상대와 나를 만족시키는 방법'을 찾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