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상품권 깡'은 일베 조작일까?
김시연
<일베 사진1>의 경우 1월 20일부터 21일 낮 12시까지 올라온 글 13건 가운데 판매 글은 3건뿐이었고 나머지 10건은 사겠다는 글이었다. 게시 날짜가 나와 있지 않은 <일베 사진3>을 <일베 사진1>과 대조해 보면 2015년 12월 22일에 올라온 '성남사랑 상품권 9장을 6만 원에 팝니다' 이전에 올라온 판매글은 모두 지난해 게시글로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언론사는 이 사진을 기사에 그대로 인용했다.
언론 보도처럼 중고나라에서 '청년배당 상품권'을 판매하는 글이 급증했다는 건 과장됐음을 알 수 있었다. 다만 판매글 3건 가운데 액면가 12만5천 원 상품권을 각각 11만 원(<일베 사진2>)과 10만 원에 판매한다는 글도 있어 '청년배당 상품권'으로 추정할 수 있었다. 성남사랑 상품권은 5천원 권과 1만원권 두 종류지만, 보통 5만 원이나 10만 원 단위로 묶어 거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년배당 상품권' 거래 주장이 100% 조작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오마이팩트>는 일부 일베 자료가 조작으로 볼 정도로 오류가 있는 건 사실이고, 일부 언론도 이를 여과없이 활용했음을 들어 '디시인사이드' 게시자와 이재명 시장의 일베 조작 주장이 '대체로 진실'이라고 판단했다.
중고나라 상품권 거래 차단... 2분기부터 전자카드로 지급 성남시 관계자도 이날 <오마이뉴스> 전화 통화에서 "청년배당으로 지급한 상품권이 거래된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20일 이후 중고나라에 상품권 거래 글이 10여 건 올라온 건 사실"이라면서 "중고매매 커뮤니티와 공조해 상품권이 불법 매매되지 않도록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는 21일 오후부터 '성남사랑 상품권' 거래 게시글을 모두 삭제했다. '중고나라' 운영자는 이날 <오마이뉴스> 전화 통화에서 "어제 성남시 요청을 받아들여 '성남사랑 상품권' 거래를 차단하고 기존 게시 글도 모두 삭제했다"면서 "상품권 할인 거래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성남사랑 상품권의 경우 성남시 조례에 재판매를 금지하고 있다고 해 협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중고나라 등에선 지금도 전통시장에서 통용되는 '온누리상품권'을 비롯해 각종 백화점, 대형마트, 도서상품권 등이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성남사랑 상품권'의 경우 성남시 안에서만 통용되는 지역 화폐인데다, 사용처도 대형유통업체를 배제하고 전통시장이나 중소형 매장, 음식점들로 제한돼 있다. 더구나 상품권 판매처인 농협에서도 이미 액면 6%까지 할인 판매하고, 명절을 앞두고는 10% 할인하기도 한다. '상품권 깡'이 활발할 정도로 매력적인 조건은 아닌 셈이다.
성남시는 지난해 상품권을 133억 원 정도 판매했고, 올해는 청년배당, 산후조리지원금, 생활임금 상품권 지급에 힘입어 220억 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성남시는 2분기부터는 청년배당으로 상품권 대신 현금 거래가 어려운 지역 전자카드를 대신 지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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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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