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12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로켓 발사장에서 '광명성 3호' 2호기를 실은 장거리 로켓 '은하 3호' 발사모습.
연합뉴스
"한국은 우주개발 역사는 짧지만 2013년 나로호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11번째 스페이스클럽 가입국이 됐습니다."(박근혜 대통령, 2015년 10월 14일 NASA 고다드 우주센터 방문중)바로 3년 전에도 비슷한 논란이 벌어졌다. 북한은 지난 2012년 12월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3호' 자력 발사에 성공하며 이른바 '스페이스 클럽'에 10번째로 가입했다. 2013년 1월 나로호 3차 발사에 성공한 한국보다 한발 앞선 것이다.
'스페이스 클럽'이란 자체 개발한 발사체로 자국 위성 발사에 성공한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우주 강국을 말한다. 다만 한국은 발사체 핵심 장치인 '1단 로켓'을 러시아제로 사용해서, 북한은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실제 지상과 교신이 이뤄졌는지 불투명해 가입 자격을 의심받고 있다.
실제 북한의 인공위성 제작 기술은 발사체 기술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는 허울일 뿐이고 실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김진무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아직 고도의 광학 장비들이 들어가는 인공위성을 만드는 기술이 부족하고 광명성 3호도 위성 역할을 못하고 있다"면서 "위성은 핑계일 뿐이고 장거리 미사일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는 실험"이라고 지적했다.
김 책임연구위원은 "위성 대신 핵탄두만 넣으면 핵무기가 되는 것"이라며 "1월에 핵 실험을 한 뒤 바로 다음 달에 미사일을 쏘겠다는데 누가 의심하지 않겠나"라고 따졌다.
다만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및기계공학부 교수는 "북한에서 발표한 1, 2단 로켓 낙하지점이 지난 2012년 광명성 3호 발사 때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볼 때 이번에도 위성을 발사하는 걸로 추정된다"면서 "미국은 북한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 개발을 목표로 로켓을 개발하기 때문에 미사일로 간주한다는 것이지 실제 미사일 발사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재진입 기술'까지 보유했는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아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위성 발사체냐, 탄도 미사일이냐는 '손바닥 뒤집기' 차이로 기본적인 기술은 같다"면서도 "위성 발사체는 우주로 나가기만 하면 되지만 미사일은 지구로 다시 돌아와야 하는데, 북한이 '재진입 기술'까지 확보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추진체에서 벗어난 탄두가 대기권에 재진입해 목표 지점에 정확히 도달하려면 고온 고속 주행 상황에서 검증이 필요한데, 실험실에선 어렵고 반드시 비행 실험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위성 발사체와 장거리 미사일 기술의 유사성은 북한에 면죄부가 될 수도 있지만 거꾸로 위성 발사조차 장거리 미사일 실험으로 의심하게 만든다. 현 시점에서 이번 북한 로켓에 위성 대신 탄두가 실릴 가능성은 높지 않고 북한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모두 갖췄다는 증거도 없다. 정확한 사실은 광명성 발사가 실제 이뤄진 뒤에야 확인할 수 있다.
광명성 발사를 둘러싼 두 가지 관점 역시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마이팩트는 '논란'으로 판단했다.
[팩트체크②] 광명성 논란, 한국형 발사체에도 불똥 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