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탑을 쌓는 아이들
김용만
이 날의 안건 주제는 2학년 교실에서 있었던 다툼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공동체 회의에서 주의할 점은, 자칫 잘못하면 '처벌'의 형태로 회의가 흐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회의를 하는 목적은 친구들을 벌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공동체의 안전을 흐트러뜨린 책임을 묻는 형태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벌은 누구나 줄 수 있습니다. 처벌만 가지고는 변화가 이루어지기 힘듭니다.
"다툼은 누구나 생길 수 있습니다. 주로 순간의 분노를 참지 못해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이 다툼을 개개인의 문제로만 생각하면 우리 공동체는 안전할 수 없습니다. 친구들의 관계, 그 관계에서의 분노에 대해 우리가 함께 하지 못한 책임이 큽니다. 오늘 이 친구들을 벌주려고 하지 말고 책임을 묻는 형태로 진행되어야 합니다."당시 일에 연관되었던 3명의 학생에게는 공동체 회의에서 다양한 아이들의 질문과 방안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세 학생에게 묻습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지요?""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나요?""친구들의 사이가 좋아졌으면 좋겠습니다.""그럼 어떤 형태로 책임을 묻는 것이 좋을까요?""감정일기를 썼으면 좋겠습니다.""만날 때마다 '사랑합니다'라고 인사를 하게 하지요.""함께 30cm이상의 돌탑을 쌓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일주일간 밥을 같이 먹는 것은 어떨까요?"다양한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다수의 의견을 물은 결과, 이 모든 제안을 함께 하는 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3명의 학생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동의를 했습니다. 다음날인 19일, 돌탑 쌓기 미션에 바로 들어갔습니다. 저와 아이들은 함께 리어카를 끌고 정문으로 나가 돌덩이를 모아 왔습니다. 모두가 잘 보이는 중앙현관 입구에 돌탑을 쌓았습니다.
호전된 아이들 관계, 공동체도 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