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통 길의 카페형 쉼터 '마실'은 작은 도서관이기도 하다
김종성
암사종합시장은 지난 2009년 강동구 내 총 7개의 전통시장 중에서 처음으로 전통시장 시설현대화사업으로 완공된 시장이라고 한다. 덕분에 눈이나 비가 내려도 안전하고 깨끗하게 쇼핑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깔깔한 아스팔트에서 화강석으로 시공해 쾌적한 분위기를 내는 바닥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서울시와 중소기업청이 많은 예산(30억 원)을 들여 이렇게 대대적인 변신을 시도한 이유를 물어보았다. 1990년대 지하철 5·8호선이 개통된 이후 역세권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인근에 백화점, 대형 마트가 속속 들어서면서 암사종합시장의 상권이 하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암사 시장 현대화 사업 가운데 특히 내 눈길을 끈 것은 '마실'이라 이름 지은 시장 내 쉼터였다. 이름대로 시장에 온 손님이나 상인들이 편안히 쉬어가라고 만든 카페 형 휴게실이다. 이곳에도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깨끗한 화장실, 아이들 보호시설의 기능 외에 서고에 책들이 가득한 작은 도서관 역할까지 하고 있었다.
내가 찾아간 날도 만화책에 푹 빠진 개구쟁이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게 되었다.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마실 수 있고 시장 상인들에게 도서 대여도 한단다. 만화책 외에 소설, 에세이 등 볼만한 신간 책들도 많았다. 아이들과 장 보러 시장에 왔다가 들르기 좋겠다.
전통재래시장에서 식료품 몇 가지만 사면 양손이 금세 무거워져서 더 돌아다니기 힘들다. 감자나 바나나 한 꾸러미만 사도 돌덩이 무게로 팔 길이를 늘린다. 이럴 때 유용한 곳이 시장통 중간쯤에 있는 배송센터다. 시장에서 산 식료품이나 물건들을 강동구에 한해 집까지 무료로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하는 곳이다. 또, 산 물품을 잠시 보관할 수도 있다. 이용가능시간은 배송센터 이용시간인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또한, 도시 전통재래시장의 가장 큰 숙원인 주차장 문제는 주변 도로를 이용한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었다. 운영구간은 암사역 1번 출구 수협~신협 거리 20m 1차선으로 낮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하고 2시간 무료다. 강동구청에서 공공근로 1명을 파견하여 주차관리를 하고 있다. 고객센터, 쉼터, 도서관, 배송센터 등 시장 내에 자리한 유용한 시설들의 위치는 상인들에게 물어보면 잘 알려준다.
주민과 상인들이 함께 찍은 영화 <노래하는 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