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강정과 통닭은 시장에서도 인기 메뉴다.
김종성
고객센터 직원에게서 흥미로운 얘기도 들었다. 얼마 전 암사종합시장 상인들과 장 보러 나온 주민들이 직접 배우가 돼 전통시장 애환을 담은 장편영화 <노래하는 시장>을 제작했단다.
상인들이 영화에 출연하게 된 건 최근 암사종합시장이 '문화관광형 육성시장'이라는 조금은 거창한 이름의 전통시장 살리기 사업 대상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소상공인 시장진흥공단, 중소기업청, 서울시, 강동구 등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사업이란다. 영화 상영을 하게 되면 시장상인과 시장을 찾는 주민들에게 즐거운 추억이 될 것 같다.
이렇게 서울시와 강동구청, 중소기업청 등의 공공기관이 많은 예산과 노력을 들이며 발 벗고 전통재래시장을 지원하며 살리려 하는 이유는 뭘까 생각해보았다. 도시의 다양성 추구와 재생, 단체장이나 기관의 실적 쌓기를 넘어서는 이유와 가치가 있지 않나 싶었다.
미국 신자유주의 경제학파에서 비롯된 낙수효과(落水效果, trickle-down effect)는 지난 10여 년간 우리나라 경제정책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낙수효과란 대기업, 재벌, 고소득층 등이 먼저 성과를 올리고 성장을 하면, 연관 산업을 통해 후발 또는 낙후부문에 유입되는 효과를 의미한다. 이러한 영향으로 2000년대부터 한국의 대도시는 물론 소도시의 주거지역에도 대형할인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편의점 등이 무차별적으로 들어서게 되었고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낙수효과는 미미했다. 기업 곳간엔 많은 이윤(사내 유보금)이 쌓였지만, 경기침체를 이유로 고용과 투자를 회피했다. 그러는 사이 상점들과 도시 서민들을 품고 있었던 동네시장들만 쓰러져갔다.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담은 사회문제들이 뉴스를 통해 속속 터져 나왔다. 분배보다는 성장을, 형평성보다는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낙수효과 정책의 이런 결과는 어쩌면 당연하지 싶다.
이러한 상황에서 근래 대안으로 나온 것이 '분수효과' 경제정책이다. 국내경제의 모세혈관이라 할 도시 서민들을 직접 지원해 소득과 소비를 활성화하면 이를 통해 경기를 부양할 수 있다는 분수효과(噴水效果, fountain effect, trickle-up effect). 보다 민주적이기도 한 이 경제정책의 실천을 정부가 적극적이고 꾸준히 견지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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