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을 불려놓았다가 손님이 오면 금방 밥을 해냅니다. 손님들은 매번 특별한 밥을 받습니다.
김경학
하지만 강화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식당을 찾아가서 밥을 사먹는 사람들도 많다. 비록 큰돈은 아니지만 그래도 좋은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해준 강화와 강화 사람들에게 보답하고자 하는 그 마음이 아름답다.
그이들이 찾는 식당은 별다른 것을 해주는 곳은 아니다. 마치 집에서 밥을 먹는 것처럼 김치에 우거지 된장국, 그리고 나물 반찬 몇 가지가 전부일 때도 있다. 생선조림이라도 올라오는 날이면 횡재라도 한 양 기분이 좋아져서 환호를 한다. 이렇게 단출한 상차림이지만 그래도 밥상을 받을 때마다 기분이 좋은 것은 그 밥이 엄마가 해주는 밥처럼 주인장의 따스한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강화읍 월곶리에는 '연미정(燕尾亭)'이라는 이름의 정자가 있다. 앉은 자리가 마치 제비 꼬리처럼 생겨서 연미정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곳은 우리 역사 속에도 여러 번 등장을 한다. 예전에는 민통선 안에 있어서 외지인들은 들어가기가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검문 초소가 연미정 뒤로 물러나서 누구나 갈 수 있다.
민통선과 연미정연미정은 '월곶돈대'안에 있는 정자이다. 돈대(墩臺)는 대개 평지보다 높은 곳에 세워서 적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군사시설을 말한다. 강화도에는 해안을 따라 53개의 돈대가 있는데 그중 이곳 월곶돈대는 한양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관문이기 때문에 군사적으로 더욱더 중요한 곳이었다.
한 세기 전만 해도 이곳 연미정 근처는 온갖 배들이 머물렀다 가는 정거장이었다. 경상도와 전라도 그리고 충청도에서 올라오던 세곡선(稅穀船)을 비롯해서 평안도와 황해도의 배들도 이곳을 거쳐 한양으로 들어갔다. 썰물이 나면 밀려 내려오는 물살 때문에 배가 한양으로 올라가기 힘들었다. 그래서 연미정 근처에서 머물면서 밀물이 들 때를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