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를 잊지 말자"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3주기 탈핵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해골 그림에 방사능 마크가 새겨진 종이를 들어보이며 노후원전 폐쇄와 신규원전 증설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성호
한 번 일어나면 돌이킬 수 없는 것이 원전 사고이다. 문제는 원전에서 언제 어떻게 사고가 터질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사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발생한 뒤 원자력계와 원전 확대 정책을 추진하던 각국의 정부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의 원전은 체르노빌 원전과 다른 노형(설계와 작동 원리가 다른 원자로)이라서 체르노빌과 같이 격납 건물이 파괴되는 사고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했다.
체르노빌 원전이 있었던 구 소련의 폐쇄적인 운영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체르노빌과 달라 안전하다고 하는 노형에서 발생했다. 그것도 원전 설계의 원천기술을 가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나라에서 일어났다. 특히 일본은 원전을 운영하는 국가들 중에서도 규제가 까다로운 나라 중 하나였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난 원인에 대해 관계자들은 지진해일로 인해 전기공급장치가 무용지물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 내진설계를 뛰어넘는 지진으로 인해 배관이 파손되면서 냉각기능이 정상작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이 모든 것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한 결과다. 후쿠시마 원전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케 해 준 것이다.
결국, 지구상의 모든 원전은 예상치 못한 상황 속에서 사고의 가능성을 안고 있다. 그런데도 원전을 줄이기보다 더 확대하려는 나라들이 있다. 우리나라도 그 중 하나다. 우리나라는 현재 23기의 원전이 있지만 지난 2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최대 40여 기의 원전을 앞으로 가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 소비 증가하는데, 원전 없으면 전기 부족은 '허구'이런 원전 확대 정책을 하게 된 배경은 첫째, 우리가 앞으로 전기를 너무나 많이 쓸 것이라는 전제다. 그리고 둘째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즉, 우리가 전기를 앞으로 너무나 많이 쓸 것이고 재생가능에너지는 아직 부족하니까 원전이 없으면 우리는 전기를 제대로 쓰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첫째, 둘째는 모두 사실과 다르다. 우리는 지금도 1인당 전기소비가 일본, 독일을 훌쩍 뛰어넘고 있을 정도로 전기 과소비 국가라서 효율과 절약으로 전기소비를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정전 대비 훈련을 할 때 원전 6기~8기 분량의 전기는 효율 기술을 적용하거나 기계를 바꾸지 않고 절약 행동만으로도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