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교내에 마련된 유한숙씨 분향소13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정경대 후문 게시판 옆에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를 외치며 숨진 고 유한숙씨를 기리는 분향소가 마련되자, 지나가던 학생들이 발길을 멈추고 고인의 넋을 기리고 있다.
유성호
게시판 옆에는 분향소가 차려져 있었다. 밀양 송전탑 건설을 반대를 외치며 숨진 고 유한숙씨를 기리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분향소 앞에는 2.5미터 높이의 송전탑 모형이 놓여 있었다. 모형 앞 탁자 위에는 '밀양도, 우리의 전기도 안녕하지 못합니다'고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학생들은 유씨의 영정사진 앞에 조화를 헌화했다.
분향소 옆에는 '안녕남' 주현우(27·경영 08)씨와 그를 지지하는 학생 10여 명이 서 있었다. 학생들이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들 안녕하게 계십니까"라고 외쳤다. 털모자를 쓰고 목도리를 두른 학생들의 코와 볼은 빨개져 있었다.
'안녕남'이란 파업 중인 전국철도노동조합을 지지하며 "다들 안녕하십니까"는 제목의 대자보를 써 화제가 돼 붙어진 별명이다. 그가 쓴 대자보는 코레일이 파업한 철도노조원을 상대로 하루 만에 직위 해제한 것에 대한 분노, 정치·사회에 무관심한 또래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후로 "안녕하지 못하다"는 대자보가 이어졌다. 고려대 외에도 중앙대, 성균관대, 가톨릭대, 광운대, 용인대 등 각 학교 게시판에도 "나는 침묵했다", "우리 학우님들은 안녕하시냐"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관련기사:
"사람이 죽어가는데... 어찌 다들 이리 안녕하신건지")
학생들이 함께 외친 한 줄, "넌 행복해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