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는 대자보들 "“우리는 안녕하지 않습니다”"
고정미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고 있다. 지난 10일 한 대학생이 교내 게시판에 붙인 '안녕들 하십니까'란 대자보에 대학생과 시민들의 대자보, SNS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응답'하고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안녕하지 못하다"며 철도노조 파업,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무한경쟁 문제 등 오늘날 한국사회의 현실을 두고 안타까움과 아픈 마음을 공유하는 모습이다.
시작은 지난 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대학교에 재학 중인 주현우(27)씨는 이날 파업을 시작한 철도노조 조합원 약 4000명이 직위 해제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밤새 고민했다. 10일 오전, 그는 고려대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 직접 손으로 쓴 대자보를 붙여 사람들에게 물었다.
"안녕들 하십니까?"주씨는 당시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전혀 안녕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잘 지낼 수 있는지 역설적으로 묻고 싶었다"며 "앞으로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이 모여 무엇이 문제이고 뭘 할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만들어보려 한다"고 말했다(관련 기사 :
"사람이 죽어가는데... 어찌 다들 이리 안녕하신건지").
그리고 불과 며칠 만에 '함께 고민하겠다'는 사람들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주씨가 대자보를 붙인 날, 뒤이어 많은 대자보가 같은 게시판에 등장했다. '정대후문 게시판'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도 생겨났다.
다른 대학에서도, 페이스북에서도... "안녕들 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