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시범을 보이던 원홍규 사단장
신광태
"저는 칠성부대 ○○○중령입니다. 죄송합니다만, 쓰신 기사 제목을 좀 수정해 주시면 안 될까 해서 전화 드렸습니다."현 육군3사관학교 교장인 원홍규 소장은 2011년 4월부터 2013년 4월까지 화천에 있는 육군제7보병사단장을 역임했다. 그는 군과 주민들의 협력을 통한 지역발전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관광객들의 DMZ 출입 절차 간소화, 신병퇴임식 읍내 진행 등을 추진하기도 했다. 재임 2년여 동안 많은 정책을 시행했다. 화천 주민들에겐 '역대 최고 사단장'이라 불리기도 한다.
지난해 12월 22일 토요일 이른 아침, 원 사단장은 수백 명의 병사들을 이끌고 읍내로 침투(?)했다. 병사들은 곡괭이, 삽, 끌 등 얼음 깨는 도구로 완정무장을 했다.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선정되고, 연 150여만 명의 관광객들이 찾는 화천이다. 하지만 최근 잦은 폭설로 도로가 얼음판이 됐다. 관광객들의 사고와 부상이 염려된다. 군인도 지역주민이다. 도로 위 얼음 제거는 당연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원 사단장은 병사들 앞에서 일장 훈시를 했다. 이어 그는 "휴일에 쉬지도 못하고 힘들다는 거 안다, 따라서 오늘 작전은 스트레스 해소가 목적이다. 혹시 너희들에게 부담을 주는 상관 즉, 중대장이나 대대장이 있다면 그 사람의 얼굴이라고 생각하고 얼음을 깨라"고 덧붙였다.
취재를 위해 참석한 나에겐 참 좋은 기사 소재였다. 기사 제목을 "대대장 얼굴이라 생각하고 얼음을 깨라"라고 올렸다. 금방 부대에서 기사 제목 수정요구가 들어왔다. 부대장의 멋진 면을 소개하려다 자칫 나쁜 인상을 줄 듯했다. 부랴부랴 편집부에 부탁해 제목을 "
얼음 깨는 사단장 감동입니다"라고 수정했다.
#4. 상처 - 할아버지의 죽음과 내 책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