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에서 평화활동을 했던 왕에밀리(대만, 27)씨에 대해서 한국 정부가 특별한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입국을 거부했다. 에밀리는 이에 맞서 26일 정오에 자진 출국했다.
김동원
국적과 종교, 피부색은 달라도 누구나 귀하게 여기는 말이 있다. '사랑'과 '평화'다. 사랑은, 생명을 지닌 모든 것들을 존귀하게 여기는 한없는 연민이다. 평화는, 힘으로 상대를 굴복시키려 하지 않고 되레 쌀 한 톨 사이좋게 나눠먹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과 평화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된 지 오래다.
대만 출신 평화활동가 왕 에밀리(27, 이하 에밀리)가 26일 정오 스스로 한국을 떠났다. 그는 24일 저녁 말레이시아를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했지만 한국 정부로부터 입국을 거부당했다.
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출입국관리법 11조 1항의 3·4호에 따라 입국 거부했다"고 했다. 그렇지만 구체적인 사유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또 한국 정부 어떤 기관이 에밀리의 입국 거부조치를 요구했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에밀리는 대체 얼마나 대한민국에 위협적인 인물이기에 입국을 거부당한 것일까. 출입국관리법 11조 1항의 3·4호는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 "경제질서 또는 사회질서를 해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을 입국 거부 대상자로 규정하고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에밀리를 잘 알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강정마을을 상주취재하다시피 하고 있던 2011년 7월 어느 날, 나는 대만에서 온 에밀리를 인터뷰했다. 국제평화단체인 '개척자들' 회원들과 함께 에밀리는 2011년 6월부터 강정마을에 상주하며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 운동을 했다.(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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