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바다... 정호의 명상
양학용
그러고 보면 여행은 공간 이동만이 아닌 시간 이동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긴 여행에서 돌아올 때마다, 나는 낯설어진 일상의 시간 앞에서 그동안 나 자신이 다른 시간의 흐름 속에서 지내다 온 사실을 늦게나마 간파하곤 한다.
우리 여행학교 아이들도 10대의 어느 겨울에 만난 일상과는 다른 시간의 경험을 오랫동안 추억하면 좋겠다. 그래서 훗날 그들의 삶의 시간이 혹시 팍팍하고 건조해 견디기 힘들다고 느낄 때면 여행학교에서 경험한 다른 색깔의 시간을 기억하고, 시침이든 분침이든 자신의 취향과 주관대로 다시 맞춰보면 좋을 것 같다.
파타야 바다는 예쁘면서도 생기가 넘쳤다. 식당도 많고, 사람도 많고, 해변은 길면서, 바다는 넓었다. 우리는 모래해변에 대충 자리를 잡고 곧장 바다에 들어갔다. 성호·정호 형제도 수영을 곧잘 했지만, 역시 희경·수경 자매를 비롯한 제주 아이들의 수영 실력은 남다른 데가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한 친구도 수영복을 가져온 친구가 없었다는 점이다.
아내와 나를 제외하고는, 반소매 티셔츠나 남방에 반바지나 체육복 바지를 걷어 올리고 수영을 하고 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준비물 목록에 '수영복'이라고 분명히 공지했고, 꼭 가져가야 하느냐고 문의가 올 때마다 '방콕에서 바다에 갈 것'이라고 답했는데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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