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탑. 왼쪽은 남자를, 오른쪽은 여자를 장례 지낸 탑이다.
박찬운
탐사단의 첫 번째 방문지는 도시 남쪽 외곽에 위치한 '침묵의 탑'(타크메), 이곳은 조로아스터교의 조장문화를 볼 수 있는 대표적 유적이다. 황량한 벌판에 두 개의 자그마한 붉은 모래 산이 마주 보고 있다. 그리고 그 정상에는 원통형의 흙벽돌탑이 세워져 있다. 이른 아침이라 이곳을 들어가는 문은 굳게 잠겨 있어 실망이 컸는데 우리를 안내한 타라비씨가 어떻게 알았는지 관리인을 데리고 와서 잠긴 문을 따 주어 탐사단은 이 침묵의 탑 근처에 갈 수 있었다.
침묵의 탑에 이르는 길목에는 조로아스터교 사원의 유적이 있는데 제대로 보존되지 않은 채 방치되어 있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였다. 침묵의 탑은 왼쪽의 높은 쪽이 남자의 시신을, 오른쪽이 여자를 장례하는 곳이었다 한다.
일설에 의하면 일단 장례를 한 다음 시체가 이곳 탑에 운구되면 조로아스터교의 사제가 시신 옆에 앉아 시신의 어느 쪽 눈이 까마귀에 의해 뽑히는가를 관찰하였다고 한다. 만일 오른쪽 눈이 먼저 뽑히면 복을 받았다는 것이고 왼쪽이 먼저 뽑히면 저주를 받았다는 의미라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하는 이야기지만 조로아스터교의 조장문화에서 새라고 하는 것은 영물임이 틀림없다. 아마도 새는 인간의 영혼을 천상으로 모셔가는 영물로 받아들여진 모양이다. 조로아스터교는 인간의 영혼과 육체를 분리하여 영혼은 영원하지만 육체는 유한하고 더러운 것이라는 사상이 강하다. 그래서 더러운 육체를 신성한 땅에 묻지 않고 조장을 한다는 것이다. 또한 조로아스터교는 선행을 강조한다.
여기에서는 선신(아후라마즈다)과 악신(아리만)의 싸움에서 결국 선신이 이긴다는 것을 이야기함으로써 선행을 강조한다. 선행을 하면 죽은 다음 심판을 받아 복락을 누리지만 악행을 하면 지옥에 떨어진다는 사상이 바로 조로아스터교의 중심 사상이다. 그래서 조로아스터교는 불교의 팔정도와 유사한 삼정도(바른 생각, 바른 행동, 바른말)를 강조한다.
이런 내용을 보건대 조로아스터교가 기원전 6~7세기경에 만들어진 것을 생각하면 이후에 탄생한 불교나 기독교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을 쉽게 추정할 수 있다. 기독교의 부활론, 최후심판론 등과 불교의 인과응보론이 모두 조로아스터교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라 알려져 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