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세폴리스의 그 유명한 조공행렬도.
박찬운
그럼 지금부터 현재 남은 이 궁전의 모습을 설명해 보자. 우선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궁전 입구 계단을 올라오면 만국의 문을 만나게 된다. 아케메네스 왕조의 번성기에는 외국의 사신이 이곳을 방문하면 계단의 맨 위에서 우렁찬 트럼펫이 울렸다고 한다. 그러면 사신을 맞이하는 영접사가 나가 사신을 맞이하여 만국의 문으로 안내한다. 이들이 들어 오는 문 양편에는 돌로 만든 목우상과 사람의 얼굴에 날개 달린 짐승 몸뚱이를 한 유익인면수신상(有翼人面獸身像)이 나타난다.
이 날개에는 크세르크세스 1세의 말이 새겨져 페르시아어와 바빌로니아어 및 엘람어로 쓰여 있다.
"나 크세르크세스 대왕은 왕 중의 왕이며 많은 종족의 왕이며 다리우스 대왕의 아들이다…."
이 만국의 문을 거치면 의장대 사열로가 나타난다. 길옆에 의장군인이 도열해 있는 장소가 지금도 선명하다. 사열로 오른쪽으로 큰 궁성의 터가 보인다. 높이가 20미터가 넘는 석주 십수 개가 지금도 위용을 자랑하는데 그것이 백 개나 서 있었다고 하는 백주지(百柱址)와 아파다나 궁전이 있다.
전문가들의 연구에 의하면 백주지는 조금 작은 나라의 사신이 왔을 때 왕이 접견하는 곳이고, 아파다나는 큰 나라의 사신이나 제국의 중요 인물이 왕을 알현하는 장소로 사용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아파다나의 계단 벽면과 중앙 궁전에 새겨져 있는 부조다. 아파다나 계단의 부조에서는 조공자행렬도와 사자가 목우를 습격하는 동물투쟁도를 볼 수 있는데 아주 사실감있게 새겨져 있다. 여기서 보는 행렬도가 바로 이란의 어느 선물가게에 가도 볼 수 있는 석판 부조다. 주변국에서 말, 소, 금가락지, 향수병 및 상아를 각각 헌상하는 그림에서 고대 페르시아의 화려한 역사를 알 수 있다.
중앙 궁전 동문 입구의 부조에는 왕관을 쓴 다리우스 대왕과 그의 아들 크세르크세스를 볼 수 있는데 대왕의 옥좌는 28명의 속국에서 온 대표들이 받들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궁전의 맨 오른쪽은 왕들이 이곳에 왔을 때 묵은 궁전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크세르크세스의 궁전이 크다. 한편, 이곳 유적지에는 조그만 박물관이 하나 있다. 이 박물관은 크세르크세스 유적지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는데 과거의 궁전을 훼손하지 않고 그것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만들어진 독특한 형태의 박물관다. 이곳 발굴 과정에서 나온 돌사자를 비롯한 여러 가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