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즈드의 자메모스크, 이란에서 가장 높은 미나렛을 볼 수 있다.
박찬운
자메모스크에 있는 48미터 미나렛은 이란에서 가장 높은 미나렛 중의 하나이다. 이 모스크는 12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원래는 이곳에 조로아스터교의 사원이 있었다고 한다. 모스크를 들어가는 입구의 화려한 타일은 아마도 16세기 이후 사파비 왕조에 부착된 것으로 보인다(이란의 모스크에 화려한 타일이 부착된 것은 모두 사파비 왕조 이후임).
페르시아인들의 지혜, 사막에도 물은 흐른다
이 사원에서 하나 볼만한 것은 카나트라고 하는 수로이다. 이것은 페르시아 문명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 현대까지도 쓰이는 지하 수로라고 할 수 있다. 사막지대에서 물이라고 하는 것은 생명과 같은 것이다. 페르시아인들은 일찍이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카나트라는 지하수로를 개발하였다. 이것은 우선 지하수의 원천을 발견한 다음(지하 100여 미터 이하) 그곳에서 횡으로 사람이 기어 다닐 정도의 수로를 판다. 그런 다음 그 수로에 일정 간격으로 지표면으로 올라오는 우물을 만들었다고 한다.
후에 안 일이지만 나는 이런 카나트를 2010년 실크로드 여행에서 만나게 된다. 바로 중국 우루무치에서 가까운 투루판이라는 곳에서다. <서유기> 화염산의 배경이 된 열사의 땅에 포도밭이 있고 거기에 포도가 주렁주렁 열렸다. 그 비밀은 바로 카나트다. 중국인들은 그 지하에 수백 킬로미터의 지하수로를 뚫어 물을 대고 있었다. 페르시아의 카나트 기술이 파미르 고원을 넘어 중국에 전파된 것이다.
여하튼 이란의 카나트는 현재도 전국적으로 5만여 개가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과거의 발전된 기술이 시간의 흐름과 관계없이 이용되고 있는 것에 경외감을 갖게 한다. 우리는 이러한 카나트를 보기 위해 자메모스크의 앞마당의 지하로 들어갔다. 약 30여 미터를 들어가니 지하에 우물이 보였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아 물이 썩어 있었지만 카나트의 원리를 이해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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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로스쿨에서 인권법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30년 이상 법률가로 살아오면서(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역임) 여러 인권분야를 개척해 왔습니다. 인권법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오랜 기간 인문, 사회, 과학, 문화, 예술 등 여러 분야의 명저들을 독서해 왔고 틈나는 대로 여행을 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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