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스턴 정션 스테이션(princeton junction station)출근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
최성규
프린스턴 정션 역에서 필라델피아까지 가는 기차는 중간에 갈아타야 한다. 해밀턴(Hamilton)역을 지나 트렌톤(Trenton)에 도착하면 SEPTA 열차로 갈아타고 필라델피아까지 간다. 지나가는 바이크 라이더들이 나에게 관심을 보인다. 자전거를 어떻게 운반할지가 주 관심사였던 나는 필라델피아에서 리치몬드까지 이동방법을 물었다. 필라델피아에서 20마일 떨어진 통근열차 스테이션을 이용하면 워싱턴 DC까지 갈 수 있다는 대답. 서울과 수도권을 이어주는 광역전철 같은 개념이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이용해보지 않아서 모르겠다는 답변.
"결론은 쉬운 길이 아니라는 거지."제길. 괜히 물어봤네. 리치몬드까지 한 번에 가지 못하면 일정이 틀어진다. 우선 기차에 오르고 본다. 좌우 페니어백을 모두 떼어내고 구석 자전거 칸으로 갔다. 한 할머니가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지 의아해한다. 은퇴하고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하는데 앞으로 자전거를 갖고 다니겠다는 거다. 승무원은 붐비지 않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자전거 탑승이 가능하고 퇴근시간이 끝나는 오후 7시부터 다시 가능해진다는 친절한 조언을 해준다.
필라델피아에 도착이다. 3개의 역 중 암트락(Amtrak)이 운행되는 '30th street station'. 매표소 근처에서 짐 카운터를 볼 수 있다. 'checked baggage'라고 해서 짐을 따로 실어주는 서비스가 제공되는 역이기 때문. 조심스레 자전거에 대해 물었다.
"자전거는 박스에 넣어서 보내면 돼요. 핸들은 옆으로 젖히고 페달은 빼고. 알아들었죠?"다행이다. 그렇게라도 가는 게 어딘지. 구입한 자전거 박스가 예상 외로 크다. 집 근처 자전거 숍에서 봤던 상자는 가로 20 세로 72 너비 134의 크기로 앞바퀴와 페달, 안장을 떼고 핸들바를 옆으로 젖혀야 했다. 게다가 페니어 백을 부착하는 프론트 랙과 리어 랙까지 떼려면 이만저만한 수고가 아니다. 여기 상자는 핸들바만 옆으로 돌리고 페달만 떼면 쏙 들어간다. 예상보다 시간이 단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