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도우미 최장윤 형님 도우미 역할을 열심히 하시면서도 저에게 "배 많이 고프지"
하며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참 고마운 형님입니다.
변창기
오후 5시, 일 마치고 서둘러 출판기념회 한다는 동구청 2층 강당으로 갔습니다. 최장윤 형님이 좀 서둘러 와서 일을 도와 달라는 요청이 있었거든요. 가보니 이미 행사 진행준비를 다 해놓아서 저는 별로 할 게 없었습니다. 저는 먹을 게 어디 있나부터 살펴보았습니다. 한켠에 커피와 녹차, 음료수를 마시도록 해둔 곳 말고는 아무리 고개 돌려보아도 뷔페 음식 차려놓은 곳은 볼 수 없었습니다.
"장윤이 형님, 출판기념회 마치고 뭐 먹을 거 없어요? 배고픈디…."최장윤 형님께 귀엣말로 물어보니 큰일날 소리 말라며 말했습니다.
"물이나 차 정도는 괜찮은데 떡이나 과일, 과자 같은 다과만 차려놔도 선거법에 걸려."'노옥희 선생님이 정치인이긴 하지만 출판기념회인데 왜 선거법에 접촉되지?' 저는 도무지 우리나라 선거법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국물은 되고 건더기는 안 된다? 뭐 그런 이상한 선거법이 다 있답니까? 제가 정치에 관심 없어 그런지 그런 쪽은 알지 못하니…. 이거 참 점심까지 적게 먹으며 그시간을 기다렸구만, 갑자기 배가 더 고파졌습니다.
"그럼 나중에 뒤풀이는 하남요?"혹시나 뒷풀이라도 하면 거기 가서 저녁 삼아 먹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물었는데 돌아오는 답변은 또 한 번 저를 경악 시켰습니다. 정치에 관심 있거나 선거법을 아는 분들이야 이미 알고 있을 터라 현실을 받아 들일 테지만, 저는 출판기념회도 처음 가보고 거기서 겪은 일들도 다 처음입니다. 형님은 적응이 안 되는 내용을 또 이야기했습니다.
"뒤풀이는 있는데 자기 밥값은 자기가 내야 돼. 노옥희 선생님이 다 내면 좋겠지만 그러면 선거법에 걸리거든. 그래서 노 선생님은 밥값 내고 싶어도 못 내. 각자 자기 밥값은 자기가 내야 돼. 걱정 마. 창기 밥값은 이 형님이 낼 테니." 저는 어쩔 수 없다고 여기고 물을 한 잔 마셨습니다. 다시 주위를 바라보았습니다. 오후 6시 30분부터 저자 사인회를 한다고 했습니다. 책을 많이 쌓아두고 있었습니다. 책값은 한 권에 1만3000원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