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3일, 사당역 주변 풍경.
김지현
지난 3일 밤 11시, 사당역 4번 출구. 지상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는 멈춰 있고, 사람들은 낮은 한숨과 함께 가파른 철계단을 오른다. 버스정류장에서부터 길게 늘어선 사람들, 도대체 끝이 어딘지 보이지 않는다. 서울을 탈출하는 경기도민 얼굴에 피곤이 가득하다. 표정없이 스마트폰을 연신 긁는 사람, 우산 없이 목도리를 두르고 비를 피하는 사람, 담배 피우는 사람....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다양하다. 역 출구에서 수다를 떨다가 "버스다!"라며 뛰어나가는 여대생부터 버스를 기다리다 출출했는지 포장마차로 걸어가는 중년 남성, 술에 취해 눈을 껌벅거리는 피곤한 직장인까지…. 처지는 달라도 늦은밤 이들의 목표는 하나다. '어서, 빨리 '노아의 방주'에 탑승해 빠르게 집에 가는' 것.
김기욱(27)씨는 "강남역에도 버스를 기다리는 경기도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사당역도 만만치 않다"며 "(서울의 직장과 경기도 집을) 왔다 갔다 하기 힘들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사당역에 정차하는 광역버스 중 7770번은 단연 돋보인다. 이 노선은 사당역과 수원역을 잇는데, 지난 2006년부터 24시간 달리는 버스다.(주말 제외) 출퇴근 시간에는 5~10분, 심야시간대에는 20여 분 간격으로 운행하며 피로에 찌든 경기도민들을 실어 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