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현지 시각) 자정 무렵 오바마 미 대통령이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됐음을 공식 발표한 가운데, 이 소식을 접한 미국 시민들이 백악관 앞에 모여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빈 라덴 사살, 초대형 토네이도 비극마저 몰아내다
미국은 지난달 27일 초대형 토네이도가 발생하여 앨라배마를 비롯한 중남부 지역에서 316명의 사망자와 수백 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1974년 이래 최대 규모라는 이 토네이도로 인해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했고 재산 피해도 엄청났다.
하지만 1일 밤 발표된 빈 라덴의 사망 소식은 미국의 모든 뉴스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말았다. 그리하여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는 2일 월요일 아침, 미국의 모든 채널은 '오사마 빈 라덴'이 장악했다.
ABC, CBS, NBC, CNN, FOX 등 주요 채널과 케이블 채널은 간밤에 발생한 비상 상황으로 '특집 방송'이 긴급 편성되었고 오전에 방송된 연예 토크쇼에서도 빈 라덴 사건을 해설하는 전문가가 등장하여 뉴스 해설을 하는 등 고조된 국민들의 관심을 반영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의 신문에서도 빈 라덴 사망 소식을 자세히 보도했는데 기자가 살고 있는 버지니아주의 작은 도시 해리슨버그의 지역일간지인 <데일리뉴스-레코드(DN-R)>도 5면을 할애하여 이번 사건을 보도했다.
'사망까지 10년'이라는 헤드라인의 이 기사에서 미국인들은 지난 10년 동안 9.11의 배후 인물인 빈 라덴 때문에 분노와 공포를 느꼈지만 이제 그가 사살되어 기뻐한다는 내용이었다. 또한 빈 라덴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라크 전쟁에서 죽은 조카를 위해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아" 대형 성조기를 들고 나왔다는 주민의 이야기도 실렸다.
또한 이 지역 의원들의 반응도 실렸는데 온통 찬양 일색이었다.
"이번 작전의 성공으로 미국은 국제적인 테러 가해자들이 어디로 숨든 반드시 그를 추적할 것이라는 분명한 신호를 보낸 것이다." (짐 웹, 민주당 상원의원)"빈 라덴의 죽음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테러 위협이 사라진 건 아니다. 하지만 그의 죽음은 정의를 가져다주고 국제적인 테러와 싸워온 사람들에게 위안을 줄 것이다."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의원)"그가 살해되었다는 것을 알고 나는 대단한 만족감을 느꼈다. 정의가 이루어진 것이다." (밥 굿라테, 공화당 하원의원)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전임 클린턴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는데 부시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은 (이번 사건을 통해) 아무리 시간이 많이 걸려도 정의는 이루어질 거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주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