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임금을 얼마나 받아야 하는지도 논란이다. 우리는 CEO가 최저임금의 20배를 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조명신
사회협약으로 급격히 증가한 파트타임 노동자는 여성들의 취업률 증가에는 크게 기여했지만,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네덜란드 노동자 중에서 파트타임 노동자의 비중은 40%인데 비해, 여성노동자 중에서 파트타임 노동자의 비중은 75%나 된다. 남성노동자의 파트타임 비중은 22%에 머물고 있다. 즉 파트타임 노동자의 대부분은 여성이라는 점이다.
이 점은 여성이 가사노동과 육아문제를 맡아온 네덜란드 문화를 반영하기도 하지만, 앞으로는 남성의 파트타임 비중은 높이고 여성의 파트타임 비중은 낮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여성들이 단시간 일함으로써 경제적으로 남성에게 종속되는 경우가 생기고 있고, 이혼 등의 이유 등으로 혼자 가정경제를 꾸려나가야 할 때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현재 네덜란드 노사는 모두 여성 파트타임 노동자의 노동시간을 늘리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
"파트타임 노동시간은 궁극적으로는 개인상황에 맞추어 선택할 수밖에 없는 문제이고,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위해 여성이 단시간 파트타임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이 일을 많이 할 수 있도록 양육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고, 남성들이 일을 조금씩 적게 해서 여성들이 많은 노동시간을 일할 수 있도록 부드럽게 유도하고 있다."이처럼 파트타임 노동시간을 늘리는 것에 노사가 공감하는 이유는 네덜란드는 전통적으로 노동력이 부족한 국가이기 때문이다. 노동력 부족을 여성 파트타임 노동시간의 증가로 해결하려는 것이다. 어쨌든 현재 네덜란드경제의 가장 커다란 문제는 노동력 부족이다.
엘코 타스마 선임정책위원은 "노동력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누구든지 일을 할 수 있는 상태에 있다"며 "2008년과 2009년의 경제위기가 없었다면 노동력 부족이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현재 베이비 붐 세대가 고령으로 이제 은퇴하고 있고, 출산률은 매우 낮은 상태에 있다. 현재로서는 파트타임의 노동시간과 퇴직연령을 늘려서 더 많이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다.
"노동력 부족이 생긴 이유는 베이비 붐 세대가 나이가 너무 많아졌고, 출산률이 낮아져 고령화 사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 인구는 줄어들었고, 가정당 평균 자녀수는 1.2명에 머물고 있다. 우리 사회는 점점 노동력이 필요한 일자리가 늘어나는 데, 노동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사람 대신에 로봇을 고용할 수도 없기 때문에, 노동력 부족이 심각한 문제이다."여성의 노동시간을 증가시키기 위해 양육문제에 대한 정부지원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네덜란드는 여성이 가정을 돌보아야 한다는 의식 때문에 양육시설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양육에 대한 지원을 통해 여성이 부담 없이 일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네덜란드는 노사는 양육문제에 대한 정부지원의 필요성이 동의하고 있지만, 정부는 재정적자를 이유로 오히려 양육지원을 삭감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노사정 3자는 아이 돌보는 것에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양육문제에 관해 정부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현 정부는 경제난 때문에 예산을 삭감하는 정책을 가지고 있다. 노조는 정부의 양육지원을 통해 노동자들이 더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계속해서 정부에게 압력을 넣고 있다."정부의 양육지원 문제는 재정적자 상황도 있지만 무엇보다 양육지원에 대한 현 정부의 인식이 보수적인 데 문제가 있다. 보수정부는 양육문제를 정부가 해야 될 문제로 보는 게 아니라, 개별가정으로 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돌리고 있다. 노총은 현 정부가 양육지원 문제를 보는 시각이 문제가 있고, 재정문제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인하되어 왔던 기업 세금을 높이면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현재 보수정부이기 때문에 양육문제를 사적인 문제로 돌리면서 개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부는 세금을 올리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우리가 보기에 기업 세금을 조금 올려서 양육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하면 되는데 정부는 이를 원하지 않는다. 정부가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의 문제이다."엘코 타스마 선임정책위원은 "만일 올해 있었던 총선에서 사회민주주의 정당인 노동당이 승리했다면 양육지원 문제는 충분히 해결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양육지원을 지지했던 정당으로는 노동당뿐 만아니라 진보정당이라고 할 수 있는 사회당, 녹색당도 있다. 총선의 주요 이슈가 반이슬람 문제였기 때문에, 양육지원 문제가 부각되지 못하여 자유민주당이 제1당이 되고 노동당은 제2당으로 밀린 것이 아쉬운 상황이다.
"만약 노동당이 집권하였다면 양육문제는 쉽게 해결됐을 것이다. 진보정당들은 우리의 생각에 동의하고 지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정당이 다수당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일은 일어날 수는 없다. 그게 현실이다. 좌파정당은 녹색당·사회당·노동당이 있는데 이 정당들이 정부를 구성하려면 20석 이상이 더 필요하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노사 간의 균형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