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도 어린 영계 녀석은 뚝배기 속에서 시건방지게 양반다리를 하고 있다.
조찬현
닭백숙과 삼계탕이 대표메뉴이다. 그러나 지인은 삼계탕이 별미라며 추천한다. 삼계탕의 육수가 유별나 맘에 딱 들것이라고 한다. 글쎄! 삼계탕 육수가 특이하다고 하니 호기심이 동할 밖에.
특별히 개발했다는 육수의 비법에 대해서 묻자 주인장은 딴청이다. 하지만 그냥 포기할 수가 없다. 맛객들을 위해 어느 정도 기본은 알려주는 것이 예의이니 말이다.
계속해서 알려달라고 보채자 주인장의 입에서 삼계탕에 들어간 약초 목록이 누에실처럼 술술 나온다. 해룡 맛고을의 주인장은 김귀옥(50)씨다.
"약초 들어가고요~ 백년초 열매, 신선초…."
감잎 분말, 구지뽕나무, 엄나무, 당귀, 마늘, 대추, 생강 등등 많기도 하다. 여느 집과 다른것은 감잎 분말과 백년초 열매, 신선초다. 이 세 가지가 삼계탕의 독특한 맛을 좌우하는 키 가 아닐까 생각된다.
"검붉은 색의 삼계탕, 어~ 삼계탕이 왜이래요?"
"흑미를 넣었어요. 검붉은 색도 색이지만 특이한 향이 있어요."
먹을수록 "내가 진짜 보신 음식을 먹는구나"하는 생각에 빠져기다림이 무료하지 않게 미리 선보인 맛보기 음식도 만만치가 않다. 삼계탕에 밑반찬이 많은 것도 특징, 밑반찬 가짓수로 사람 기죽일 일 있나싶게 무려 9가지나 된다.
밑반찬은 여린 열무를 솎아내 갖은 양념으로 무쳐낸 열무무침과 꽈리고추무침, 배추겉절이가 닭고기와 궁합이 꿍짝이다. 그중 배추겉절이는 감칠맛이 압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