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예배를 앞두고 예배당을 찾을 회족 무슬림을 맞을 준비를 하는 시관칭전스.
모종혁
오늘날 회족은 외모 뿐만 아니라 문자·언어 면에서 한족과 차이가 없다. 평소 회족은 한자를 쓰고 중국어로 대화한다. 종교의식 중에서 아랍어나 산스크리트어를 쓰긴 하지만, 이마저 완벽히 구사하는 회족은 그리 많지 않다.
의복도 한족과 동일하지만, 회족이라면 꼭 쓰는 것이 있다. 바로 남성이 쓰는 흰색이나 검은색의 원형 모자인 예배모와 여성이 머리를 덮어 두르는 두건이다. 여성의 두건도 닝샤와 간쑤 일대에서는 소녀나 갓 결혼한 여자는 녹색을, 중년여성은 청색을, 노년여성은 백색을 두른다.
회족은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한족과 달리 무슬림답게 전혀 입에 대질 않는다. 대신 양고기와 밀가루를 즐겨먹는 회족은 중국 전통을 흡수하면서 독특한 음식문화를 창조했다. 중국 서북지역에서 즐겨먹는 양러우파오모는 양고기 탕에 밀가루 떡을 잘게 찢어 넣어먹는 대표적인 회족 음식이다.
회족이 양고기를 즐겨먹는 것은 이슬람의 율법에 따른 것이다. 이슬람교는 교리로 양·소·닭·오리를 먹고 돼지와 야생고기를 먹지 말도록 규정했다. 전자의 가축은 성격이 온순하고 몸에 유익하지만 돼지는 더럽고 야생동물은 인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회족은 쌀보다 밀가루 음식을 즐겨 회족 음식 중 60% 이상엔 밀가루가 들어간다.
겉은 한족과 유사하지만 문화·종교는 전혀 달라1949년 중국 대륙을 손에 넣은 사회주의 정권은 소수민족과 종교 문제에 주의를 기울여왔다. 1966년 문화대혁명 시기 홍위병에 의해 각지의 칭전스가 파괴되는 운명을 겪긴 했지만, 중국정부는 10여개 민족과 2000만 명이 넘는 이슬람교도를 회유하고자 종교적 자유를 보장해왔다.
중국은 개혁개방정책 이후 적극적인 이슬람 우호정책을 펴고 있는데, 이는 회족·위구르인·카자흐인 등 이슬람교도에 대한 배려 뿐만 아니라 중동 국가들에 대한 외교적 고려도 한몫한다. 회족도 티베트인이나 위구르인과 달리 중국정부의 정책에 순응하는 편이었다.
한동안 회족은 중국정부에 근심거리를 주지 않는 소수민족인 듯 싶었지만, 금세기 들어 그 양상이 바뀌고 있다. 2004년 10월 29일 중국 중부 허난성 중머우현에서 일어난 회족과 한족의 종족분쟁은 대표적이다.
회족 택시기사가 6살 난 한족 여자아이를 치어 숨지게 하자, 여아 가족과 친척, 마을 주민들은 보상을 요구하며 택시기사가 사는 회족 마을로 몰려가 항의했다. 보상문제가 원활히 해결되지 않자, 양측은 농기구와 몽둥이로 무장한 채 충돌했고 14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중국에서 일어난 대표적 종족 분쟁의 하나인 중머우 사건이 국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자, 중국정부도 7명이 사망하고 42명이 다쳤다고 이례적으로 발표했다. 유혈사태 후 중국정부에서 무장경찰을 동원하고 현지에 계엄령을 선포하고서야 안정을 되찾았다.
작년 8월 17일 산둥성성 후이민현에서도 한족과 회족 주민 간에 유혈 충돌이 발생했다. 회족 청년이 도둑으로 몰려 한족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자, 회족 주민들이 상점을 습격하면서 민족 분규로 비화했다. 수천명의 한족과 회족 주민들이 난투극을 벌여 20명 이상이 죽거나 다쳤다.
중국정부의 바람과 달리 한족과 회족 간의 종족 분쟁이 빈번한 것은 양 민족 간의 뿌리 깊은 반감과 문화·종교적 차이에서 비롯된다. 회족은 외모가 한족과 유사하지만 민족적 유래와 역사적 배경이 전혀 다르다. 이슬람을 신봉하는 회족의 생활방식은 한족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회족 집단 거주지가 경제성장에서 소외되어 낙후한 것도 분쟁 위험을 증폭시키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회족은 중국 중·서부 지역에 넓게 흩어져 살아 중국 사회에 융합된 민족으로 인식됐다"면서 "1980년대 이래 많은 회족 거주지가 고도성장한 연해 지방이나 도시와 달리 경제 발전에서 소외되면서 회족도 큰 불만을 품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