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의 중의 약제 거리 부근
최종명
골목도 옛 생활모습 그대로 많이 남아 있다. 약재를 바닥에 놓고 말리고 있기도 하고 여러 사람이 모여 마작을 하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띈다. 집 창문을 이용해 빨래 말리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다.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오면 광저우를 흐르는 강인 주장(珠江)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그런데, 길을 잘못 찾았다. 원래 아편전쟁(鸦片战争) 이후 영국 등 열강에게 할애된 땅인 샤몐다오(沙面岛)를 가려고 했다. 택시를 탔다. 가까운 곳이니 금방 찾겠다 싶었는데 문제는 내가 하는 ‘샤몐다오’ 발음을 전혀 못 알아듣는다는 것이다. 막무가내로 모른다니 참 답답하다.
날씨는 또 왜 이렇게 더울까. 정말 숨이 막혀 걷기도 힘들다. 갑자기 LG중국법인에 근무하신 최우영 총감(总监)이 생각나, 그에게 전화를 했다. 광저우에 오면 꼭 연락하라는 다정스런 멘트가 생각났던 것이다. 광저우에서 사업체를 꾸려가는 모습이 보고 싶어졌다. 마침 8월 15일은 광복절인데 출근을 했단다. 중국 파트너 2명이 회사를 방문해 회의 중이어서 한참을 기다린 후 근황을 들었다. 또 중국 전문가다운 사업감각에 대해서도 조언을 들었다.
갑자기 전화를 해서인지 선약이 있어 아쉽게 헤어졌는데 채 5분도 되지 않아 전화를 하더니 그냥 보내기 서운해서 안되겠다고 저녁을 사준다. 게다가 2차로 양고기 꼬치에 삼합주까지 마셨다.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삼합주는 최총감과 함께 하는 중국 비즈니스포럼의 단골 메뉴이기도 하다. 즉, 맥주와 얼궈터우(二锅头), 중국 사이다인 쉬에삐(雪碧) 3가지를 섞어 마시는 것. 두주불사 애주가들에게는 환상적인 조합과 절묘한 배합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술이다. 양고기 안주와 잘맞아 서민적인 술이라 하겠다.